"100년된 병원을 없애고 개발한다고?"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8.02.12 15:57

용산구민들, 코레일의 중대 용산병원 개발에 집단탄원서 제출 등 강력반발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65-154번지 일대 1만885㎡(3298평) 규모의 중앙대 부속 용산병원 건물과 부지를 놓고, 개발을 원하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이를 반대하는 구민들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용산구에 따르면 현재 중대 용산병원 건물과 부지의 소유주인 코레일이 지난해 12월31일 병원을 상대로 토지 및 건물의 인도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병원 부지에는 지난 1907년 용산 동인병원이 설립됐었다. 이후 철도병원으로 변경, 1984년부터는 중앙대 용산병원으로 이름이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구민들은 용산병원이 지난 100년동안 구민들의 건강증진과 응급치료를 위해 공공종합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등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수익 사업을 추진하려는 코레일을 성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구민 11만9464명이 중대 용산병원의 존속을 위한 탄원서에 서명해 서울지방법원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건교부, 서울시, 코레일 등에 제출했다.

↑ 용산구민들이 탄원서에 서명 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하고 있다.(사진: 용산구)

구민들은 탄원서를 통해 용산구에는 중대 용산병원과 순천향병원 등 2곳의 종합병원밖에 없어 30만 용산구민이 이용하는 종합병원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 코레일이 용산 병원의 부지를 고밀도로 개발, 수익을 추구하려는 계획은 공기업의 사명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07년 코레일은 용산역 부근의 철도공작창부지를 국제업무단지로 개발하면서 8조4000억원의 막대한 수익을 올린바 있다고 구민들은 탄원서를 통해 지적했다.


탄원서에 서명한 한 용산구민은 "공익적 가치가 있는 병원의 부지를 수익만을 위해 개발 한다는 것은 공기업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코레일을 강하게 비판했다.

구민들의 반발 움직임과 더불어 용산구청에서도 중대 용산병원의 부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종합의료시설)을 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구 관계자는 "중대 용산병원이 지난 100년 동안 병원으로 존속하며 사실상 도시기반시설인 종합의료시설로 운영된 점과, 관내에 종합의료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고려하면 코레일의 이번 개발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병원 부지를 종합의료시설만 들어설 수 있도록 토지 용도를 병원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구는 이미 지난 1월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거쳐 시에 도시관리계획(안)을 결정·요청했다.

서울시는 중대 용산병원 부지의 도시관리계획(안)에 대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종합의료시설로 결정·고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중대 용산병원은 건물이 오래돼 종합의료시설로서의 역할이 불가능하고, 건물이 도심의 흉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루빨리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며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및 권리행사를 제한하는 용산구와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은 잘못된 것이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