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이경숙위원장 정부개편안 담화문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2.12 14:10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

오늘로 새 정부 출범이 꼭 13일 남았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축복 속에 시작해야 할 새 정부의 출범이 지금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인수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여야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일까지 합의를 보지 못한다면 새 정부는 장관도 없이 출범하는 세계 정치사에 전무후무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출범시켜, 반드시 경제를 살리겠다”는 당선인의 뜻에 따라 정부조직 개편과 원활한 정권 인수 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온 우리 인수위로서는 매우 당혹스럽고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지난 1월 21일 우리 인수위원회는 국회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하였습니다. 과거 김대중 정부 출범 때 보다 2주일이나 빠른 것입니다. 국회가 정부개편방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하고,새 정부도 출범에 맞춰 차질 없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한 이후에는 당선인이 직접 국회의장단과 각 당 지도부를 방문해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나라당의 주요 당직자들도 수차례 각 당의 대표와 원내 대표를 방문하여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10년 前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한나라당이 12일 만에 정부조직개편안 통과에 협조한 전례가 있었기에 저희 인수위원회는 국회 합의를 낙관했습니다.

그러나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설마 국회에서 새 정부의 앞길을 가로막는 일이 있겠나 생각했기에 저희의 당혹감은 더욱 컸습니다. 대선당시 대국민 약속인 공약으로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습니다. 지금도 70%에 육박하는 국민이 정부조직개편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정치권이 이같은 국민적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가 바뀌면 새로운 정부가 그에 맞는 정부 조직을 새롭게 설계하는 것은 당연한 관례입니다.

하지만 설 前부터 시작된 여야의 대화는 4차례의 협의에도 불구하고, 타결을 보지 못한 채 결렬됐습니다. 이대로 가면 국정공백으로 인한 엄청난 혼란이 불가피합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정부조직개편은 힘들더라도 꼭 가야하는 길입니다.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출발점은 과감한 규제개혁입니다. 국민과 기업에 대한 서비스도 규제개혁이 이뤄져야 가능합니다. 그 규제개혁은 작고 효율적인 정부로 뒷받침 될 때만 실효를 거둘 수 있습니다.

방만하고 비대한 조직으로 정작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각종 규제와 간섭으로 민간의 창의와 시장의 자율을 사사건건 가로막아온 현재의 정부조직으로는 우리경제를 살릴 수 없습니다. 규제의 ‘전봇대’를 뽑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추구하는 大 부처주의에 입각한 정부 개혁은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물론 러시아, 심지어 중국까지 추구하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당장의 작은 이해에 집착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성원과 축복 속에 순조롭게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국민을 섬기며,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국민의 세금을 천금같이 여기는 알뜰하고, 유능한 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존경하는 손학규 신당 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께 호소합니다.

손학규 대표께서는 취임 이후 “여야가 아니라 국익을 먼저 생각할 것”이며, “행정조직 효율화와 슬림화는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해서 하신 말씀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금 국내외적으로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시라도 시간을 허비할 틈이 없습니다.

집권 경험을 갖고 있는 원내 제1당으로서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특히 다수당으로서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국민앞에 보여주십시오. 국익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협력하는 상생의 새 정치를 보여 주실 것을 한번 더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국민여러분!

저희는 정말로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고 싶습니다. 새 정부가 잘해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2008.2.12.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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