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서브프라임 손실 4000억불"(상보)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2.11 14:52

연준 추정치 3배 상회…"금리인하·감세 등 부양책 실시"

선진7개국(G7) 재무장관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과 연계된 자산상각이 4000억달러에 달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지금껏 1200억달러를 상각한 은행 등 금융권의 대규모 추가 상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G7 국가들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연계된 자산상각 손실이 40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연방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해 추산한 1000억~1500억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지금껏 도이치방크, UBS 등 민간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따른 은행권의 상각액이 40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G7의 재무장관이 직접적으로 4000억달러라는 피해 규모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G7 재무장관들은 신용경색의 전개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4000억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손실이 실제로 발생할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대신 슈타인브뤼크 장관을 비롯한 재무장관들은 "금융권이 신뢰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정확한 손실 규모를 밝혀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도 "금융기관의 상각 관련 회계 규모가 집계돼 발표되는 앞으로 10~14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당국은 은행들로 하여금 정확한 피해 규모를 밝히도록 할 준비가 돼 있으며, 그리고 정부 역시 은행에 긴급 유동성을 지급할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G7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침체 국면에 빠져있는 글로벌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금리 인하와 감세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G7은 폐막 성명을 통해 "미국 주택 시장 부진과 신용경색 등으로 경기 하강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적절한 부양 정책들을 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침체 상황이 악화될 경우 경기부양을 위한 감세, 금리인하 등의 정책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의 신용경색이 나머지 전세계로 퍼지는 속도는 전세계간 대화와 공조 필요성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들어 전세계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6조7000억달러 이상 증발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을 안겨준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마크 커니 총재 역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유럽의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다시 한반 확인했다. 룩셈부르크 재무장관인 장 클로드 융커는 일부 유럽 국가들은 재정 지출을 늘리거나 세금을 인하할 충분한 여유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G7 회의 참가자들은 이날 구체적인 정책적 합의 사항을 도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금융 시장을 더욱 면밀하게 관찰할 기구의 필요성과 함께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 노력을 지속하는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폴슨 장관은 "지금 금융시장 침체는 매우 심각하고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처럼 세계화가 진전된 상황에서 디커플링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생각해 왔다. 주요 국가에서 발생한 사건은 나머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트리셰 총재도 "우리는 현재 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면서 "고도의 불확실성이 경제 성장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젠 모간스탠리 수석 통화전략가는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국제 사회의 더 큰 공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