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의 매력도가 살아나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 2008.02.11 11:18

[이윤학의 시황분석]

매매주체들의 각기 다른 선택의 이유는?
설연휴 직후 주가가 다시 하락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이 설연휴 직전 4일 연속으로 상승하면서 일단 급락국면에서 벗어나는 양상이다. 연휴전 반등세는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24%가 하락한 뒤에 나타난 자연스러운 반등의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국내외 악재에 대한 시장센티멘트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1월 한달 동안 외국인은 8조50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월간기준으로 사상 두번째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통신, 전기가스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을 순매도했으나, 기관은 IT, 자동차, 금융 업종을 주로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조선, 기계, 화학 등 중국관련업종을 순매수했다. 그렇다면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이들 매매주체들의 다른 업종선택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부담없는 외국인, 방어적인 기관, 학습효과에 충실한 개인
외국인은 글로벌증시의 하락 연장선상에서 한국증시에 대한 불안감과 의구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사태에 따른 금융시장의 위기가 궁극적으로 미국의 경기침체를, 더 나아가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정한 결과라고 추론해 볼 수 있다.

미국 경기는 이미 2007년에 약화되기 시작해 지난 4/4분기 본격 하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OECD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세도 지난해 말부터, 한국경기둔화 가능성도 지난 연말에 제기되기 시작한 것도 우연은 아니다.

특히 한국시장은 최근 5년간 상승과정을 통하여 KOSPI가 4배 상승하였으며 원화가치도 같은 기간 25% 이상 절상되어 충분한 차익을 거두면 부담 없이 매도세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기관투자자가들은 1월 한달간 주가 하락국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유입되는 자금(순유입 5조3000억원, 재투자분 제외시 2조6000억원)으로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사한 결과로 보인다. 그 동안 다소 소외되었던, 그래서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살아나는 IT, 자동차, 금융업종이 주요 매수업종으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인들은 2003년 이후 장기상승과정에서 습득한 학습효과로 낙폭이 큰 조선, 기계, 화학 등 중국관련주를 주로 순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약세,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 없다

최근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하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지만 달러화 가치는 지속적으로하락하고 있다. 2001년 이후 4년간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하락국면에서 연방기금금리가 6.5%에서 1%로 무려 550bp를 인하되는 동안 달러화(달러인덱스기준)는 32% 절하됐다.

결국 이러한 달러약세현상은 글로벌유동성이 '비달러 자산'을 선호하게 되어 이머징마켓, 국제상품시장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최근의 경기흐름자체가 막연하게 악재로서의 역할만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최근 외국인 매도세의 둔화는 글로벌증시의 안정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이지만, 향후 서브프라임 부실사태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금리인하와 달러화 약세는 오히려 한국증시에게는 중요한 응원군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비관은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지금은 주식이 매력적인 투자수단이다
더구나 한국에서도 지난해 4/4분기 이후 급등했던 금리가 다시 하향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여 일시적으로 투자매력도에서 열위에 놓였던 '주식'이 다시 관심권역에 들 것으로 보인다.

주식-채권 Yield Gap을 보면 금리가 상승반전한 2004년 말 이후 주식의 투자매력도가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하반기에 2000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한 후 최근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매력도가 살아나고 있다. 마치 2004년 차이나 쇼크 직후 금리하락세와 함께 가파르게 Yield Gap이 상승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현재 상황이 지난 2004년 4월 차이나 쇼크처럼 고점대비 24%하락했다는 점과 Yield Gap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을 보다 긴 호흡에서 본다면 지금은 '주식'이 매력적인 투자수단인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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