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물리는 MS-야후 인수전 새 국면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2.11 10:17

MS 위임장 대결에 야후 AOL과 합병으로 맞불

야후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가운데 MS가 야후의 주주들을 직접 설득할 준비에 들어갔다. 야후도 이에 대항에 AOL과의 합병을 모색하는 등 인수전이 새국면을 맞고 있다.

야후의 제리 양 최고경영자는 8분기 연속 순익 감소와 주가 급락, 구글과의 격차 확대 등 사면초가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탈출구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MS를 견제하기 위해 야후와 AOL의 합병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구글이 야후를 직접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독점 논란을 피할 수 없어 다른 회사와의 합병을 알선했다는 것이다.

◇ MS, 야후 주주 직접 설득 나선다

파이낸셜타임스는 MS가 야후의 주주들을 직접 설득해 위임장 대결로 야후를 손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MS는 위임장을 끌어 모아 야후 이사회 의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한다는 전략이며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팀까지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팀에는 전문 컨설팅 업체인 이니스프리와 M&A 전문 홍보 전문가인 조엘 프랭크, 블랙스톤과 모간스탠리 등의 자문사가 포함됐다.

야후도 주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매킨지파트너의 전문 컨설팅업체인 댄버치와 계약했다. 이 회사는 야후의 주주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로비하는 일을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공식적인 그림으로는 야후가 점잖게 MS 제안을 거절한 것처럼 보이지만 피튀기는 M&A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후는 지난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이사회에서 MS의 인수 제안을 검토하고 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 야후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야후는 인수 가격이 최소 주당 40달러는 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지난 1일 야후 주가 19달러에 62%의 프리미엄을 더한 주당 31달러에 인수를 제안했다.

야후가 원하는 가격은 MS가 지난 2006년 말 야후에 인수 제안을 할 당시 가격인 주당 43달러 보다 낮은 가격이다. 하지만 당시 야후 주가는 주당 28달러에 불과했다.

야후가 원하는 가격으로 인수 제안가를 상향하려면 MS는 120억달러를 추가로 써야 한다. 하지만 MS는 인수 제안가를 상향하기 보다는 위임장 대결을 통한 적대적 인수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 다급한 야후, AOL과 합병 추진

야후는 회사 가치를 450억달러에 평가한 MS의 인수 제안을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거부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더 타임스는 야후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 제안을 거부하고 AOL과의 합병 협상을 추진할 전망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야후가 AOL과의 합병 협상을 추진하는 것은 MS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데 따른 압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MS는 야후의 주가에 62%의 프리미엄이라는 괜찮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야후는 최종적으로 이를 거절했다. 그렇다면 제리 양 최고경영자가 야후의 주가를 최소한 62%는 올려 놔야 주주들에게 할 말이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후는 최근 8분기 연속 순익이 감소세를 보였고 일년 동안 주가는 40% 급락했다. 이뿐 아니라 약 400억 달러에 달하는 온라인 광고 시장을 구글에게 내줘 뾰족한 기사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다음달 열릴 이사회에서 주주들이 제리 양 CEO에 대한 불신임을 표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탈출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MS 역시 구글과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야후에 대한 적대적 인수도 불사하고 있다.

더 타임스는 제리 양 CEO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AOL과의 합병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 구글이 도왔나

구글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일찌감치 전면전을 선언했다. 구글은 MS의 야후 인수 발표 이틀 후인 3일 "MS가 야후를 인수함으로써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부적절하고 불법적인 영향력을 가져올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MS의 독점 가능성을 제기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446억달러에 달하는 야후 인수 제안을 막기 위해 제리 양 야후 CEO에게 도움을 줄수 있다고 밝혔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야후 인수에 관심있는 또 다른 기업들이 MS를 능가하는 인수제안을 내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야후가 독립 기업으로 존속하는 것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은 야후에 대해 현금을 지원하거나, 야후의 검색 광고 부문을 구글에 아웃소싱하는 방법을 통해 일정 정도 수익을 보전해주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자 기사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제리 양 야후 CEO에 전화를 걸어 "MS의 인수 시도를 막기 위해 양사간 협력하자"는 내용의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스탠포드그룹의 클레이튼 모란 애널리스트는 "야후는 자체적으로 대안을 개발해 가능한 많은 기업들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며 "다른 대기업들과의 연대로 MS를 누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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