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전소·붕괴‥관리소홀이 피해 키워(상보)

류철호 기자 | 2008.02.11 02:27

경찰, 방화 가능성에 무게 두고 수사

국보 1호이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었던 '숭례문(남대문)'이 화재로 소실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직후 대규모 장비와 인력을 현장에 긴급 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나 끝내 불길을 잡지 못해 화재 발생 5시간여 만에 건물이 전소, 붕괴됐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화재발생

10일 오후 8시50분께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숭례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불은 2층 누각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숭례문 앞을 지나는데 2층 누각에서 연기가 새어 나와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중부소방서 등 인근 소방서에서 소방차와 사다리차 등 진화장비 40여대와 14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화재진압에 나섰으나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크게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이날 자정께 숭례문 현판을 철거,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고 보다 원활한 진화작업을 위해 지붕 해체작업에 돌입하려 했으나 화마를 견디지 못한 2층 누각이 무너져 내리면서 불길이 1층까지 번졌다.

결국 숭례문은 화재 발생 5시간여 만인 11일 새벽 2시께 전소됐다.

한편 이날 불로 숭례문 주변 도로의 차량통행이 차단되면서 광화문과 남대문로 일대가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기도 했다.

◆'숭례문'은 어떤 문화재인가


숭례문은 조선시대 도성을 둘러싸고 있던 성곽의 정문으로 남쪽에 있다고 해 남대문이라고도 불렀다.

숭례문은 서울에 남아 있던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었으며 태조 4년(1395)에 짓기 시작해 태조 7년(1398)에 완성됐다.

이번 화재로 소실되기 전의 건물은 세종 29년(1447) 때 다시 지은 것으로 1961부터 3년여에 걸쳐 해체·복원됐으며 지난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지봉유설'에 의하면 숭례문 현판은 조선 3대 임금인 태종의 장남이자 세종의 형인 양녕대군이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숭례문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우리 민족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화재는 관리소홀이 부른 인재"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

경찰은 일단 "한 남성이 숭례문에서 나온 뒤 곧바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화재 목격자들의 말로 미뤄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숭례문'의 경비업무를 담당했던 K모 사설무인경비업체 측이 "화재 직전인 오후 8시47분께 숭례문에서 경보가 울려 직원을 보냈다"고 밝힌 점에 따라 누군가 출입이 통제된 숭례문에 침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현장 주변에서 탐문수사를 벌여 한 50대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 경찰서로 연행해 조사를 벌였으나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 귀가조치시켰다.

경찰은 일단 화재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사설경비업체가 숭례문 내부에 설치해 둔 폐쇄회로TV 녹화테이프를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