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 하반기 대세상승 이상無"

원종태/김동하/이학렬 기자 | 2008.02.11 08:11

(종합)리서치센터장 4인 릴레이인터뷰

증권가는 1월 한달간 '쓴 맛'을 봤던 국내증시가 설 연휴이후 점차 회복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충분히 조정을 받았고, 주가하락의 주범이었던 외국인의 매도공세도 일단락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하락과 경기침체 관련 우려들이 끊임없이 시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증시는 연휴기간 부진한 전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서비스업(비제조업)지수가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면서 급락했다.

국내 대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4인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설 연휴 이후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입을 모았다. 하나대투증권과 동부증권은 2009년 주가지수 3000이라는 대세도 훼손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등 속도나 유망업종에 대해서는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하나대투 김영익, 하반기 대세상승 '이상無'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2008년 전고점 돌파를 주장해온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리서치센터장·사진)의 '하반기 대세상승 스토리'에는 변화가 없다.

김 부사장은 "이미 주가는 바닥을 찍고 안정적인 상승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다만 회복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하반기 전고점 돌파에 대한 믿음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김 부사장은 실제 지수가 1600선으로 떨어졌을 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일부 채권형펀드도 모두 주식형펀드로 전환했다고 한다.

김 부사장은 "미국의 경기침체(Recession)우려로 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다"며 "그러나 미국경기가 실제 침체에 접어들지는 않았으며, 주식시장은 과잉반응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주가는 이미 바닥을 찍고 상승하고 있지만 2분기까지는 회복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 상승하면서 2009년말까지 3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회복의 근거로 김 부사장은 우선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이자율 스프레드)가 지난해 4분기부터 부(-)에서 양(+)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장단기 금리차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 (ISM)제조업지수와 경기선행지수에 6~11개월 가량 선행한다는게 그의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미국의 주간 모기지 신청건수가 최근 수주간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등 금리인하의 효과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 베이징올림픽을 전후로 중국의 '소비자'역할이 부각되면서 IT나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업종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 신성호, "심리적 조정일 뿐"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사진)은 최근 1600선까지 붕괴된 급락이 "늘 있는 조정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며 "현재는 심리적 공포가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신 상무가 바닥이라고 보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우선 국내 금리나 기업이익 대비해 주가가 너무 싸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4.66배로 홍콩과 일본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

두번째, 세계적인 금리인하 국면에서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검토를 중단한 것이다. 신 상무는 "좀 더 나아가 한은이 금리인하 정책을 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요인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사태가 진정기미에 접어들었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CEO가 교체되면서 필요이상의 부실을 상각했다. 신임 CEO는 향후 성과를 위해 손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자산은 부실 처리한다. 골병든 사과만 떼어낸 것이 아니라 약간의 상처만 있는 사과까지 떼어낸 것이다.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도 중요한 이유.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도 가능한 상황이다. 아울러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미국 기업이익은 여전히 좋은 것도 긍정적이다.

신 상무는 "'2009년까지 3000간다'는 생각으로 여유를 갖는다면 중간중간의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영 조용준, "중국성장 스토리는 진행형"

조용준 신영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사진)는 중국의 성장스토리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선주로 대표되는 중국 설비투자 관련주들의 하락은 "펀더멘털 변화없이 단지 우려감으로 이뤄진 급락"이라고 단언했다. 업황이 주가를 말해야 하는데 주가가 업황을 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실적 우려감이 높았지만 현대중공업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143.56%나 늘어났다. 작년과 같은 수주 실적은 없을 것이란 우려를 씻고 현대중공업 등 대다수의 상장 조선사들은 연간 목표 수주액의 10%를 지난달에 달성해놓았다.

조 상무는 "미국의 금리인하는 필연적으로 저금리를 가져올 것이고 고유가로 시추선박과 수송선박 수요는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풍부한 유동성은 중국으로 이동, 투자로 연결되면서 석탄과 철강석 운송 수요 역시 증가하면서 하반기에 벌크선에 대한 수주 기대도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중국의 성장스토리는 '진행형'이며 과열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30년 주기로 찾아오는 조선업종의 호황은 2003년부터 시작됐으며, 70년대 만들어진 대규모 탱커의 교체수요와 중국의 투자가 맞물린 결과라는 것.

조 상무는 "미국의 금리인하로 풍부해진 유동성은 결국 고성장을 하는 중국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중국은 이론적으로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으며, 빚내서 투자해도 이득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메리츠 윤세욱, "느긋하게 관망할 시점"

윤세욱 메리츠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사진)는 2월 증시가 반등을 꾀하겠지만 악재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보수적인 관점을 주문했다.

윤 상무는 "2월 증시흐름은 전달에 워낙 많이 빠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반등 쪽에 무게가 실린다"며 "설연휴가 끝난뒤에도 당분간은 반등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상무는 그러나 "경기침체가 소비악화로 이어지는 모습이 나올 경우 증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코스피지수의 경우 1750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지만 이후부터는 차익실현 매물이 반등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1위 채권보증업체인 MBIA와 2위업체인 암박 등에 대해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가 신용등급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미국 금융주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손실 상각 규모를 더욱 늘릴 수 있어 글로벌 증시에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상무는 "최근 주가는 너무 많이 빠졌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으로 오르는 것이지 서브프라임 관련 악재들이 완전히 소멸됐기 때문은 아니다"며 "여전히 보수적 관점에서 증시를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1월 대폭락은 미국의 경기침체 초입 단계에서 불거진 것으로 미국 경기침체가 정점을 맞을 때 글로벌증시는 한번 더 흔들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좀더 '관망'하며 느긋하게 투자타이밍을 기다리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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