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의 '조선 때리기'…대차거래 지원용(?)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8.02.05 12:02

근거없는 전망, 몰염치 수준의 파격인하…"리포트도 아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에 대해 잇따라 '파격적인 디스카운트(평가절하)'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대차거래를 통한 차익실현용"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들 외국계 증권사들이 디스카운트의 근거로 제시한 '부정적 요인들'이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종을 폭넓게 조망하지 않은 채 특정 사안만을 강조하거나 심지어 특수 사례를 일반화시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다. '비판을 위한 비판'에 불과할 뿐 객관적인 리포트로 보기 힘들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선주 홀대는 유행'(?)=골드만삭스(GS)는 5일 한국 조선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하고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에 대한 목표가를 40~60% 가량 크게 낮췄다. 종전 목표가를 반토막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목표가를 38만6000원으로 43% 내렸고 대우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에 대해서도 각각 43%, 46%, 63% 하향조정했다.

이에 앞서 맥쿼리증권은 지난달 30일 국내 조선주에 대한 투자등급과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투자의견을 '아웃퍼폼'에서 '언더퍼폼'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도 크게 끌어 내렸다. 현대중공업(23만원) 현대미포조선(15만원) 대우조선해양(2만7000원) 삼성중공업(1만9000원) 등으로 알려졌다. 현 주가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UBS증권은 지난달 29일 국내 조선주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투자등급 하향조정은 없었지만 전망 자체가 워낙 어두웠다.

◇"근거 없는 전망일 뿐"…"불순한 의도"=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분석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비록 기존 목표가를 유지하다 한꺼번에 하락요인을 반영했다고 해도 이처럼 대폭적인 디스카운트를 단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 유럽의 실물경기 위축 등을 이유로 유독 조선업이 집중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업황이 망가진다면 그것은 바로 전세계 경제가 휘청거린다는 것을 뜻한다"며 "그럴 경우 대부분 업종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조선업종만 팔고 다른 업종을 사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지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한꺼번에 대폭 낮춘 것은 종전 목표가와 분석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맥쿼리 등에서 하향 이유로 제시한 발주량 및 수주량 감소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종합 분석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발주량이 워낙 많았고, 따라서 이를 평균(정상 수준)으로 설정해 올해와 비교하는 것은 '착시효과'에 스스로 빠지는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한마디로 장삿속에서 나온 음모"라고 해석했다. 그는 "대차거래를 많이 한 외국인들이 최근 조선주 상승으로 손해를 많이 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평소 철저하게 매매 및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리포트를 작성해 온 외국계 증권사가 또다시 자의적인 전망을 통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외국계 증권사들이 과거 외환위기 직후 한국 시장에서 마음껏 활개치며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대차거래'에 대한 용어설명, 외국인의 최근 대주거래 행태에 대해서는 아래 첨부 기사 중 <[내일의 전략]외인에게 '한방' 먹이기>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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