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너무 앞서간다고 욕을 해서..."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2.05 09:54
"인수위와 속도를 맞추려고 오늘은 (아침) 밥을 안 먹고 왔다. 너무 앞서간다고 욕을 해서 속도를 좀 맞추려고...(웃음)".

5일 오전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사단회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회의 공개 부분 말미에 던진 농담이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식사하면서 (20대 국정과제) 보고를 듣도록 하자"고 말하자 이 당선인은 "인수위와 속도를 맞추려고 오늘은 밥을 안 먹고 왔다"고 농을 던졌다.

이 당선인은 최근 참석한 간사단 회의에서 이 위원장의 똑같은 제안에 "난 먹고 왔다"고 말해 인수위원들을 멋적게 한 일이 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까지 하고 오는 이 당선인에 비해 인수위원들은 상대적으로 게으른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 출범 직전 매일 아침 간사단회의 시간을 8시30분에서 7시30분으로 앞당기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

이 당선인은 이런 점을 의식, 인수위원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의 '과속'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뼈 있는 농담도 던졌다. "너무 앞서간다고 욕을 해서 속도를 맞추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분히 인수위의 섣부른 정책발표와 혼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얼마간의 '섭섭함'도 담겨 있는 것 같다.

이 때문인지 이 당선인은 이날 부쩍 "쉬어가자"는 말을 많이 했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가 구정에 좀 쉬나, 좀 쉬고 하자, 쉬고해야지..마무리할 때는 숨을 골라야 한다"며 인수위에 설 연휴 기간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조상들을 잘 섬겨야 후손들이 편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다"면서 "그간 인수위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좀 쉬고 나와서 (인수위 활동을 잘)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당선인 본인도 설 연휴인 6~8일까지 공식 일정없이 청와대 비서실 및 조각 인선에 몰두할 계획이다.

이 당선인은 청와대 인근 당선인 관저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 등 가족들과 함께 설 연휴를 보내고 설 당일인 7일에는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과 함께 경기도 이천 선영을 찾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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