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손 내민 孫 잡긴 했는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02.04 17:46

공천기준·민주당 통합 등 난제 많아 당 화합 험로 예고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정동영 갈등설'이 급격히 수면 아래로 잦아들고 있다.

최근 손학규 대표가 호남 물갈이를 강하게 시사한 데다 정 전 장관이 이에 반발한 듯 연거푸 대규모 산행에 나선 것이 두 사람 갈등설로 비화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난 2일 전화 통화에서 힘을 합치기로 뜻을 모았고 정 전 장관은 3일 속리산 산행에서 당 잔류를 선언했다. 이들은 설 전 회동도 예고했다.

공천을 앞둔 신당의 최대 뇌관이었던 '손·정 갈등'이 봉합된 것은 두 사람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을 추슬러 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손 대표로선 당내 세력이 여전한 정 전 장관과 내분을 벌이는 듯한 모양새가 부담스러웠다. 또 총선 최대 승부처로 삼고 있는 수도권에 집중하자면 정 전 장관의 지지를 이끌어내 호남을 안정시켜야 했다.

정 전 장관으로서도 일각에서 제기됐던 '탈당 후 신당 창당' 카드를 꺼내기엔 명분과 동력이 약했다는 평가다.

정 전 장관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분석도 있다. 잇따른 산행의 노림수가 탈당을 위한 수순 밟기가 아니라 정치 재개에 있었단 얘기다. 실제 정 전 장관은 산행 2번과 몇 차례 공개 행보만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어모으며 정치권에 무난히 복귀했다.


그러나 총선까지 신당이 넘어야할 산이 많아 두 사람이 계속 손을 잡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한나라당뿐 아니라 신당에서도 부패비리 전력자에 대한 공천 기준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호남 물갈이론'과 맞물리는 민감한 문제다. 민주당과 통합 논의도 난제다.

두 사람이 뿌리깊은 불신을 극복하지 못하면 불안한 동거가 오래가지 못할 거란 관측도 있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경선때 한나라당 출신 손 대표를 향해 "손님을 욕하는 건 옳지 않다, 그러나 정체성은 검증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속리산 산행에서 이른바 '선명 야당'을 강조한 것도 당내 노선투쟁을 예고한 거란 분석이다.

손 대표도 정 전 장관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4일 한반도전략연구원서 열린 메니페스토 아카데미 행사에서 그는 "지난 대선 몇달 전만 해도 양당 구도가 정립되고 후보가 정해지면 51대 49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렇지 않을 거란 한 전문가의 경고를 듣고도 공연한 소리라 생각했는데, (대선) 결과는 충격적이었고 처절했다"고 말했다.

신당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장관이 대선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환기시킨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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