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 마땅한 해법이 없는 이유

황인선 KT&G 브랜드실 부장 | 2008.02.08 10:03

[황인선의 마케팅 톡톡]솔루션으로서의 마케팅

편집자주 | 마케팅 전문가인 황인선씨의 조언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천방식이 요구되는 마케팅적 사고로 무장해보시기 바랍니다. 황인선씨는 제일기획 AE와 KT&G 마케팅기획부장을 거쳐 현재 KT&G 브랜드실 부장으로 재직중입니다. 저서로 '헤라마케팅' 등이 있습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으로 유명한 로버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사례는 마케팅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상당히 시사적이다.

뉴욕의 범죄율을 낮추는 수단으로 낙서나 거리에서 침 뱉기, 깨진 유리창, 험한 욕설 등에 주목해서 이같은 범죄환경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는 것은 그가 마케팅사고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나라 백화점이나 의류업체들은 틈만 나면 세일을 했다.처음에는 30%세일만 해도 감동하던 고객들이 이제는 50%를 해도 감동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뉴욕경찰은 뉴욕시민에게 이런 세일을 한 셈이다.

극적으로 중범죄자를 잡고 유능한 변호사를 기용하고 <다이하드>같은 영화로 시민들을 감동시켰지만 뉴욕시의 범죄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모방범죄까지 낳았다. 세일을 전가의 보도처럼 쓰던 의류업체들은 지금 가격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아무리 깎아줘도 사람들은 거품을 의심한다. 결과로 의류업 전체가 어려움에 처했다. 특단의 방법이나 첨단의 제품보다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브랜드 만들기가 솔루션이라는 것을 로버트 줄리아니 시장은 보여준다. 이게 마케팅 사고법이다.


우리나라 교육정책. 해마다 정책을 바꾸고 절묘한 해법이 나오지만 이제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믿지 않는다. 공무원의 머리가 시장의 지능을 잡을 수는 없다.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 사회적으로 출세한다고 학부모들이 굳게 믿는 한 ‘알렉산더의 칼’ 같은 해법은 힘들다.

고액과외나 학원은 말하자면 <다이하드>의 영웅 브루스윌리스다. 좋은 사회에서 브루스윌리스는 필요 없다. 우리에겐 서태지나 김사랑이 더 필요하다. 우리사회의 대학 교육정책은 교육부만의 일이 아니다. 기업,정부의 인사정책, 언론이나 방송의 미래 인재상 만들기, 대학의 자율 등 전 부문에서 깨진 유리창을 없애야 한다.

마케팅 사고법은 필드의 변화를 읽고 고객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교육 고객들이 교육을 인성이나 지혜 얻기보다 출세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욕구가 있다면 교육과 학력을 분리해야 하고 학력 말고도 출세하는 다양한 방법과 길을 열어주는 것이 마케팅 사고법이다.

서울대, 박사, MBA도 도태될 수 있는 필드가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학력보다 실력, 실력보다 창의력, 상황 돌파력, 함께하는 리더십이 경쟁력이라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베네통은 하버드를 나오지 않았지만 하버드에서 강의를 했다. 짬짜면을 개발한 번개청년도 기업,대학에서 특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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