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맑게 하는 자본

송월주 실업극복국민재단 이사장 | 2008.02.05 10:42

[쿨머니칼럼]자본과 인류

현대사회를 살며 우리는 매일 같이 숱한 갈등을 겪는다. 초국적 기업과 금융자본은 ‘시장의 세계화’라는 미명 하에 숱한 자본주의의 폐해를 불러왔다.

인류는 실업 및 양극화, 민족, 종교, 문화적 차이 같은 갈등으로 전쟁과 빈곤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풍족하고 안락한 삶을 원하는 인간의 끝없는 과욕은 지구온난화, 에너지 고갈, 생태계 위기 등 여러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 역시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지속가능한 국가성장이 위협받고 있다. 물질만능주의 폐해로 인한 계층 간의 갈등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인류는 이 같은 다양한 갈등들로 인해 현재 크나큰 위기에 직면했다.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것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최대 과제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달 24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한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는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빌 게이츠는 자본주의가 부유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창조적 자본주의’로 명명했다.

그가 말한 창조적 자본주의를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자비’다.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란, 그저 베풀기 잘하고 남들에게 측은지심을 가지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몸과 마음으로 보살행(菩薩行)을 실천하는 길을 말한다.

나는 이러한 자비가 국내에도 더욱 활발히 실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비를 실천하는 길은 무엇인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하는 화두는 ‘세상을 맑게 하는 자본’이다.


우리 사회에는 나쁜 자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맑게 하는 자본도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은 빌 게이츠가 말한 ‘전 세계 10억 빈민을 돕기 위해 기업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사업을 창출해야 한다’는 창조적 자본주의와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소외계층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에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지역사회가 재생되는, 그야말로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자본!

그것이 바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세상을 바꾸는 자본,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자본’이 아닐까 한다.

좋은 자본을 만드는 주체는 사람이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재)실업극복국민재단 함께일하는사회는 우리사회에 이러한 좋은 자본을 확대, 발전시키는 일을 한다. 포럼, 해외연수, 아카데미 등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사회적기업 및 사회적기업가를 발굴, 육성하기 위한 시상식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재단에서는 올 한해 이러한 활동과 더불어 더 좋은 자본이 우리 사회에서 싹트고 자라날 수 있는 토대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중국 동진시대 유명한 벽암록에 나오는 말 중에 ‘천지여아동근 만물여아일체(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一體)’라는 말이 있다. ‘천지는 나와 한 뿌리요, 만물은 나와 한 몸이다’는 뜻이다.

일체의 집착을 벗어던지고 무아ㆍ무심으로 천지만물을 바라본다면 사물에 진실함이 자연스레 드러나고 자신도 그것에 몰입하여 자기와 천지만물이 일체가 될 수 있다.

물질만능주의에 휩싸여 나쁜 자본이 득세하는 현세에서 진정 자비를 실천하는 길은 좋은 자본, 세상을 맑게 하는 자본이 더욱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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