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孫 지지.."선명야당 힘 보탤것"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02.03 16:48

갈등설 불식, 조만간 회동할 듯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3일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의 손을 들었다. 지지자들과 함께 나선 대규모 산행에서다.

이날 속리산을 등반한 정 전 장관은 산상 연설에서 "손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을 모셔 개혁 공천의 길을 가는 것이 희망의 씨앗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위원장은 강직하게 살아온 우리 사회의 원로인 만큼 개혁공천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최근 잇따라 대규모 산행에 나서 '호남 물갈이'를 시사한 손 대표와 대립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하지만 이날 발언으로 손학규-정동영 갈등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그는 "대통령 후보였던 사람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것은 제대로 된 야당, 야당다운 야당을 일으켜 세우는 데 조력하는 것"이라며 "손 대표와는 가능하면 빠른 시일내 만나 국민들로부터 야당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데 당 안에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릴라같은 여당이 출연하면 짓밟히는 것은 약자의 권리와 이익이며, 여기에 맞서 균형을 맞출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선명 야당의 길을 건설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 전 장관이 손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은 녹록지 않은 정치상황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이후 침묵했던 정 전 장관은 지난 주말(27일) 계룡산 등반을 통해 정치를 재개했다. 여기서 그는 "겨울이 있으면 봄이 있다"고 말했다.


한번 시작된 발걸음은 차츰 빨라졌다. 지난달 29일 팬클럽이자 최대 지지조직인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과 만났으며 31일엔 대선때 자신의 수행팀장이었던 김상일씨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급기야 3일엔 일주일 전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큰 규모의 공개산행에 앞장섰다. 이같은 행보는 여의도 밖에서 세를 과시함으로써 손 대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걸로 비쳤다.

'정동영 신당' 가능성도 나왔다. 새 깃발을 들고 총선에서 선전하면 당내에서 고사하는 것보단 낫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은 신당 카드를 접었다. 지난 일주일간 여론 수렴 결과 탈당과 신당 창당의 명분이 낮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 개혁과 쇄신을 외치는 손 대표 반대편에서 자신이 '기득권 세력'으로 비친 것도 부담스러웠다는 후문이다.

그는 총선 출마 등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설을 지나면서 생각해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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