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부도 폭탄 맞은 명동시장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8.02.03 16:56

[명동풍향계]건실한 건설사 줄도산… 명동 시장 혼란 야기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다. 재무제표상 수년간 흑자를 기록해온 업체가 분양실패 한번에 쓰러지고, 멀쩡한 곳들도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건설사에 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은 긴장하고 있교 명동 금융시장에는 벌써부터 타격을 크게 받은 쩐주(錢主)들이 많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건설사 부도로 수천억 피해?"

최근 명동에는 자금을 빌려줬던 건설사가 부도나며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봤다는 업체들의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명동시장 관계자는 "정확한 실태는 확인되지 않지만,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로 명동이 입은 피해가 수천억원대에 이른다는 말이 많다"며 "올들어 부도난 업체들의 경우 건실한 곳들이 많았기 때문에 눈 뜨고 당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부도를 맞은 건설사는 120여곳에 육박하는데, 30여곳 이상이 11~12월에 집중돼 있다. 부도업체도 위기설이 돌던 곳이 아니라 건실한 영업을 하던 곳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주택건설 업체인 충남의 KT건설을 비롯, 거림건설, 우정건설 등은 비교적 영업현황이 좋다고 알려졌는데 한두번의 분양실패로 갑작스레 부도가 난 케이스다. 최근 개봉한 영화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핸드볼팀을 운영하는 건설사로 등장, 눈길을 끈 인천의 효명건설도 지난해 말 부도로 팀을 해체해야 했다.

명동은 부동산 경기침체가 계속된다면 20조원으로 추정되는 미분양 주택건설 비용이 순식간에 부실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제도권 금융기관의 피해 뿐 아니라 사금융 시장에도 일대 혼란이 발생할 전망이다.


따라서 최근 명동에는 "어음할인 등 건설업체의 자금상담은 일절 받지 않겠다"는 업체들이 많다.

◇명동 출퇴근하던 진흥기업..자취 감춰

최근 명동시장에서 가장 화제거리가 되는 곳은 진흥기업. 자금난이 심해 매일 출퇴근 도장찍듯 어음할인 문의가 오갔는데, 효성그룹에서 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후 그 많던 어음이 종적을 감췄다. 어음 할인율도 얼마전까지 해도 4%를 훌쩍 넘길 정도로 높았는데, 최근에는 0.8%로 뚝 떨어지고 그나마 품귀현상까지 보인다. 특히 시중은행에서도 서로 자금을 빌려주겠다고 난리를 떠는 통에 직원들도 어리둥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명동시장 관계자는 "흥미로운 부분은 진흥기업처럼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알려진 업체일수록 수명이 의외로 길다는 점"이라며 "이는 어려울수록 철저히 검증된 사업만 수행하는 등 내성이 키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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