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의 설 민심잡기는 '구전효과'를 통해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차제에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 전 바닥민심을 잡아 '4.9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면밀히 점검, 대책세우라"= 이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에 최근 수출입동향과 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1월중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고유가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기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의 이같은 지시는 금융시장 불안 등 그간 경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비공식 보고를 받으며 조용히 대응했던 것과 비교되는 행보다. 인수위는 이에 따라 경제1분과 간사인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 주재로 이날 수출입동향과 물가 관련 실무점검회의를 가졌다.
강 전 차관은 이어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수출입 및 무역수지 물가 동향 점검하고 필요시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설날에 대비한 서민 물가 점검도 당부했다.
권 부총리도 "상반기 중 통신.가스.도로요금 등 공공요금을 동결해 물가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며 화답했으며 5일 물가관리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재래시장 잘되는법 연구중"= 이 당선인은 이에 앞서 이날 서울 관악구 봉천11동의 재래시장인 원당시장을 방문했다. 설을 앞두고 치솟고 있는 물가를 직접 체감하기 위한 서민 행보의 일환이다.
한 순대국집에 들러 점심 식사를 한 이 당선인은 "요새 너무 불경기인데 재래시장은 더 불경기인 것 같다"며 "재래시장이 잘 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활황인 대형 마트와 백화점에 비해 경기 양극화의 직격탄을 맞은 재래시장을 살려내겠다는 것이다.
이 당선인은 "재래시장도 인터넷을 이용해서 젊은이들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종업원들도 교육받고 친절교육도 해서, 장사는 남이 잘 해줘야 되는게 아니라 자기들 스스로 잘해야 한다"며 "돈이 들더라도 그런 것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해 재래시장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민들이 잘 살아야 한다. 다음 정권은 서민들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 5년간 열심히 한번 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 당선인은 약 1시간30분 가량 시장을 둘러보며 시민들에게 "물건을 좀 사라"고 권유했으며 수행원들이 물건을 떨어뜨리자 "발로 차서 안되겠다. 사줘야지"라며 직접 물건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 당선인은 주말인 2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중증뇌성마비 장애아동 요양시설인 용산구 영락애니아의 집을 방문해 중증장애아들을 격려하고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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