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이방호 사퇴", 공천갈등 격화일로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2.01 08:29

긴급간담회서 이방호 사퇴요구..親朴 반발 확산, 내홍 확산

부패 전력자의 공천 신청 자격을 둘러싼 논란으로 '당무'를 일절 거부해 온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1일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강 대표는 이날 자정 분당 자택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어 "당원들이 대표가 옳은 지, 사무총장이 옳은 지를 판단해 사무총장이 물러가든 대표가 물러가든 분명히 해줘야 대표직을 계속할 수 있다"며 이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배수진을 쳤다.

그는 "앞에서는 '그렇게 하자'고 하고 다른 데서는 뒤통수치는 것이 여의도 정치인데 최근 뒤통수를 두 번 맞았다. 며칠 전에 맞았고 오늘도 반쯤 맞았다"고도 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최근 박근혜 전 대표측의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 등 '부패 전력자'의 공천 신청을 불허하는 당헌.당규 3조2항을 원칙 그대로 적용하기로 한 데 이어 전날 '해당자의 신청 자격 여부를 별도 심사한다'는 애매한 결론을 내린 것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김무성 최고위원은 신의에 문제가 없었는데, 이 사무총장이 100% 깬 것이냐"는 질문에 "이 부분에 한해선 당연하다. 그러니까 신의가 깨졌다는 것"이라며 공심위 결정을 이끈 이 사무총장을 강력 비난했다.

특히 "이 당선인은 새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분별없이 설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걸핏하면 당선인을 팔고 당선인 뜻인 것처럼 당선인의 맑은 영혼을 악용해 자기 이익을 차리는, '기군망상' 즉 간신이 많다"고 이 당선인의 측근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강 대표는 문제의 당규 3조2항에 대해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유권해석을 내려줄 것도 요구했다.

그는 "만들 때부터 논란이 많았던 당규를 유권해석할 수 있는 기관은 상임전국위뿐"이라면서 "선거사범이건 부정부패 사범이건, 벌금형을 받은 사람이건 상임전국위에서 조문 해석을 해주거나 조문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유권해석을 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 대표의 분당 자택에는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과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정부혁신 및 규제개혁 TF팀장)이 기자간담회 연기 요청을 위해 찾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가 이 사무총장의 사퇴를 공개 요구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공심위의 전날 결정에 박 전 대표측이 반발 기류를 보이고 있는 데다 강 대표마저 '친이' 공격에 나서면서 갈등 전선이 '친이' 대 '친박·강대표'로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박 전 대표측은 '부패 전력자의 신청 자격을 별도로 심사한다'는 공심위의 결론이 '당규 3조2항을 유연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최고위원회의의 권고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여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전 대표측은 전날 공심위 결론 발표 직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날 후속 대책을 계속 논의키로 했다.

반면, 이 당선인측 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문제의 당규를 삽입할 당시 당 쇄신안을 직접 만들었던 장본인이 강 대표라는 점을 들어 이 사무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사무총장의 사퇴는 물론 당규 3조2항도 원칙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천 갈등은 격화일로에 놓일 전망이다.

한편, 공심위는 일단 설 이후인 다음달 9일 5차 회의를 열어 부패 전력자의 공천 심사 자격을 별도 심사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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