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긴 터널 지나는게 관광인가요?"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01.31 19:07

홍종호 한양대 교수 "편익은 ⅓ 비용은 4배, 경제성 없다"

홍종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31일 "경부운하 타당성을 주장하는 '한반도 대운하 연구회'는 사업의 효과성을 드러내기 위해 말바꾸기와 거짓말, 왜곡을 서슴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교수는 이날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주최한 토론회에 초빙 강연자로 참석해, 경부운하 건설사업이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들었다.

◇물류효과도 없고 관광효과는 더욱 없고= 홍 교수는 운하연구회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컨테이너 하나를 운반하는 데 15만원'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오로지 배에 싣고 가는 것만을 따진 것이며 항만까지 트럭을 이용해 수송하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소 49만원이 들어 도로운송시 비용인 43만~53만원보다 비싸진다"고 반박했다.

또 화물을 배에서 배로 바로 옮겨 싣는 '베슬 투 베슬(Vessel to Vessel)' 방식을 도입하면 된다는 운하연구회의 주장에 대해서도 "컨테이너 하나 안에도 여러 나라의 여러 지역으로 가는 짐들이 다 섞여 있어 이를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한 해운업계 최고경영자(CEO)는 '미친 X'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운송업자들은 '운송비 대비 운송시간'을 가장 중요시한다"며 "문전 수송을 기준으로 하면 운하 수송은 100시간이 걸려 도로수송 시간 10시간의 열 배나 더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하연구회가 '경부운하를 관광용으로도 활용하면 중국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터널 길이가 세계 최장인 25km에 달하는데 6시간 걸려 이를 지나는 게 과연 관광일까"라며 '관광운하 활용론'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용은 축소, 편익은 과장 "양심 불량"= 아울러 홍 교수는 경부운하 건설사업 비용이 14조1000억원이면 충분하다는 데 대해서도 "운하 건설 과정에서 새로 건설해야 하는 교량에 드는 비용이나 취수원 이전비용, 강변여과수 시설비 등 항목이 죄다 빠져 있다"며 "이걸 다 포함하면 40조~50조원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경부운하 사업에 드는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면 1 대 2.3'이라는 운하연구회의 주장에 대해서도 "경부운하를 만든다더라도 연간 유지관리비가 최소 2115억원 이상이 든다"며 "이를 고려하면 편익은 아무리 높게 잡아도 0.9밖에 안나오며 2.3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대운하 사업은 현 수준에서 백지화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당장 철회하기 힘들다면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검증위원회를 구성해서 면밀히 조사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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