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의 그늘]③펀드정보 막는 이유

더벨 전병윤 기자 | 2008.01.30 15:45

수익률 하락에 정보제공 신경전… 자산보유 현황 공개 제한

이 기사는 01월30일(14:5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두 달새 수탁액 4조원'

인사이트펀드는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펀드 설정일인 지난해 10월31일 코스피지수가 최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해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깊은 조정에 빠져 더욱 힘든 상황이다.

특히 중국·러시아·브라질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주식에 대부분을 투자했기 때문에 수익률 하락폭이 더욱 크다.

미래에셋은 대외적으로 "시황변화에 따라 단기 수익률은 등락할수 있지만 멀리 내다보는 장기투자는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의연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최근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일례로 미래에셋은 펀드평가회사에게 인사이트펀드의 자산보유 현황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일종의 '신경전'이다. 피델리티를 제외한 모든 자산운용사는 물론 미래에셋의 다른 펀드도 자산보유 내역을 제공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자산보유내역은 보통 1개월전 기준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펀드 정보의 유통경로는 '자산운용사→사무수탁사→자산운용협회→펀드평가사'로 구분된다.

인사이트펀드의 수익률 정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위탁 업무를 받은 사무수탁사인 한국사무수탁(KFAC)에서 처리하고 있다. 사무수탁사는 펀드 수익률의 근거가 되는 '기준가' 계산이나 자산보유현황 등의 업무를 자산운용사로부터 보수를 받고 대신 처리해 주는 회사다.


사무수탁사가 취합한 자료를 자산운용협회에 보내고, 이를 재점검해 펀드평가사 등에 제공한다. 펀드평가사는 펀드의 투자대상이나 종목의 현황 뿐 아니라 기준가를 받아 펀드의 수익률을 산출, 개인투자자나 기관, 언론사에 정보를 제공해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준다.

그런데 사무수탁사가 취합된 자료를 자산운용협회에게 전하면서 인사이트펀드 자산보유현황을 뺀 채 기준가만 줬고 펀드평가사도 주요 내용이 빠진 정보를 협회로부터 받았다. 이는 미래에셋측에서 사무수탁사에게 정보 제공을 제한적으로 하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당초 한국사무수탁(미래에셋의 위탁 사무수탁사)으로부터 운용내역 정보를 받았을 때 현금성 자산 외에 자산배분 비중이나 투자내역 등의 정보가 빠져 있었다"며 "수탁사에 문의한 결과 미래에셋측에서 요청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사무수탁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문의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인사이트펀드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자산보유현황을 이달 20일에 자산운용협회에 공시했다. 모든 펀드는 분기별(3·6·9·12월)로 운용보고서를 다음달 20일 이전까지 자산운용협회에 공시해야 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에셋이 분기보고서를 자산운용협회에 공시하기 전까지 펀드평가사들은 그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었던 셈이다.

미래에셋이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노심초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매월 협회에 제공하는 정보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만약 인사이트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면 정보 공개를 굳이 막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투자자에 대한 정보제공에 미흡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인사이트펀드는 워낙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고 규모도 컸기 때문에 투자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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