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데이콤, '인터넷전화'가 도약 분수령

이은원 객원 필진 | 2008.02.11 10:24

[머니위크]이은원의 Valuesniper

기업의 매출이 '제품(상품)의 가격 X 수량' 이다 보니 결국 향후 기업의 모습을 그려보기 위해서는 그 기업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 또는 상품의 '가격'(P)의 향방과 판매량 즉 '수량'(Q)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가격'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되려 높일 수 있는 산업 내 파워를 갖고 있는지 또는 향후 현재 수준의 판매수량보다 확실히 많은 양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을 수 있는지 관련 정보를 통해 꼼꼼히 점검하지 않고는 급변하는 투자환경 속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노련한 투자자라면, 반드시 분석하고자 하는 기업의 '가격'(P)과 '수량'(Q)을 함께 고민해 봐야 하는데 '가격'(P)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더라도 그에 따른 수요위축으로 '수량'(Q)가 줄어든다면 결과적으로 벌어들이는 규모 자체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량'(Q)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호재가 기대된다고 하더라도 경쟁의 심화로 '가격'(P)을 지켜낼 수 없다면 마찬가지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LG데이콤'은 2008년에 'VoIP'(인터넷전화)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확실히 '수량'(Q)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통신사업자(Operator)이다. 2007년 6월 20일에 'MyLG070' 브랜드를 내걸고 본격적인 'VoIP'사업에 뛰어 들었으며 9월 6일 부로 인터넷서비스도 함께 이용 가능한 '고급형 단말기'를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여 2008년말에는 200만명의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국번에 '070'을 반드시 사용하여야 하는 문제로 인해 번호에 대해 매력이 떨어져 그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 하지만 '070'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 전화번호를 본격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는 올해 4월부터는 저렴한 가격과 초고속 인터넷 등의 상품을 결합한 신상품을 출시할 경우 유선전화 사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LG데이콤으로서는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회를 앞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추가적으로 해야 할 작업은 무엇일까? 위의 2개 문단의 내용은 이미 시장에 알려 질대로 알려져 있는 팩트(fact)들이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하나같이 동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런 팩트(fact)들 위에 확실한 투자판단(decision)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점검해봐야 하는 것일까? 앞서 언급한 '가격'(P)과 '수량'(Q)의 문제로 환원시키면 조금 간단하게 된다.

즉 Q가 늘어나더라도 P를 지켜내거나 같이 올릴 수 있는 상황인지 점검해보는 작업이 필요한데 바꿔 말하면 'VoIP' 사업에서 현재 책정되어 있는 가격을 유지할 수 있거나 더 올릴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가격을 내려야 할 수 밖에 없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일단 본격적으로 'VoIP' 산업이 전개되는 4월이 된다면 동사로서는 현재의 가격을 수성할 수 있을 만한 무기로 '결합상품'을 더욱 부각시키지 않을까 싶다. 현재도 '초고속인터넷'과 'pre IPTV서비스'와 함께 '결합상품'이 출시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큰 반향이 없으며 기존에 '파워콤' 가입자들이 주로 집전화나 'pre IPTV' 서비스를 동사의 서비스로 변경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합상품'은 분명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VoIP' 산업에서 동사를 지켜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상품을 합쳐서 하나의 상품으로 제공할경우 일정부분 가격할인이 가능하고 마케팅 비용도 상품을 따로 출시할 때 보다 줄일 수 있어 고객이나 사업자나 윈윈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통 일정기간 '약정'을 통해 서비스 가격 할인이 이뤄지기 때문에 해약 시 위약금을 고려해 해지율이 낮아지는 덤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유선전화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KT'나 '하나로텔레콤'으로서는 기존 유선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존 사업을 잠식할 수 있는 'VoIP'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동사는 이러한 상황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VoIP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 이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상황만 가정한다면 예상 외의 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려워지고 그런 상황에 휘둘려 자칫 좋은 매수기회나 매도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일단 예상 가능한 부정적인 상황은 추가적인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추가적인 경쟁자는 동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수준의 경쟁자로 동사의 P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이유가 될 수 있는 사업자를 말한다.

이런 상황은 신시장이 창출되는 경우 필연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VoIP 사업의 경우에는 초기진입비용 때문에 중소기업이 들어오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PC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은 상대적으로 장벽이 낮지만 폰(Phone)을 기반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의 경우에는 관련 캐팩스(CAPEX)가 만만치 않다. 즉 기존의 유선 강자 외에 대기업 계열사들은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어 '삼성네트웍스'나 'SK텔링크' 등의 진출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한 잠재적으로 발생 가능한 리스크로는 기존 유선사업자들의 '가격인하'를 들 수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유선전화의 비용을 대폭 내린 바 있으나 아직 VoIP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일종의 선전포고 정도로 볼 수 있으며 향후 기존 사업자들이 VoIP로 인해 기존의 Q를 뺏기는 상황이나 가격인하를 함으로써 P를 포기하더라도 Q를 확보하는 상황의 결과가 엇비슷한 수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본격적인 요금인하도 예상해볼 수 있다. 물론 이런 결과는 VoIP가 이미 유선사업의 주류중 하나로 인정받게 되는 가정 에서다.

또한 VoIP 서비스가 '결합상품' 마케팅 포인트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에는 부족한 상황도 예상해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결합상품'에서 '초고속인터넷'과 'pre IPTV'의 비중이 절대적이며 '초고속인터넷'은 속도, 'pre IPTV'는 컨텐츠의 양과 질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며 관련 결합상품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재의 마케팅 포인트를 'VoIP'로 옮기려는 동사의 노력이 4월 번호이동제와 함께 시작되겠지만 실제 고객들이 느끼는 상품 내 체감비중이 작다면 VoIP로 인한 Q의 확대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VoIP 산업 성장의 분수령이 될 '번호이동제도'가 연기되는 리스크를 생각해볼 수 있다. 만일 현재의 070제도가 유지된다면 VoIP 사업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연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외에도 더 많은 기회요인과 리스크 요인이 존재하겠지만 노련한 투자자라면 적어도 위에서 언급된 기회 상황과 리스크 상황에 대해 깊이 있는 점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최대한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툴이나 경로를 통해 점검하되 점검할 수 없는 리스크 부분에 대해서는 그만큼 싸게 사는 가격적인 부분을 통해 리스크를 헤지하는 전략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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