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연봉은 독하게 모두 저축하라

배현정 기자 | 2008.02.14 11:42

[머니위크 커버스토리]맞벌이 재테크 전문가 조언

#1. 이번 주말, 백화점에 가기보다는 손을 꼭 잡고 앞으로 살고 싶은 아파트 단지를 둘러본다. 비싼 아파트에는 다 이유가 있다. 부동산은 현장에 가서 직접 보는 것이 제일 좋은 평가 방법이다. 언젠가는 이 아파트가 내 것이 된다는 꿈을 품고 부부가 함께 산책하며 야망의 의지를 불태운다.

#2. 신혼부부가 7500만원으로 전세를 구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경우와 빌라에서 시작하는 경우를 비교해본다면 (재테크 측면에서) 보통 아파트의 반값에 마련할 수 있는 빌라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억원 전세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경우 2500만원의 대출이자로 1년에 150만원(연 6% 가정)의 비용을 지불하는 반면 반대로 5000만원 전세의 빌라에서 시작하고 2500만원을 운용하다면 150만원의 수익을 얻을 것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1년 300만원의 차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은 복리로 늘어나 따라잡기 힘든 차이가 벌어진다.

‘국민 소득 2만달러’를 운운하는 시대에 너무 구태의연한 자린고비식 재테크라고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맞벌이 재테크를 추천한 <맞벌이재테크 완전정복>의 저자인 백영 삼성증권 PB는 “부부의 취미를 재테크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하고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그는 “부부가 함께 2배로 벌고 리스크를 줄여 3배로 행복한 부의 미래를 준비해보자”고 제안한다.

맞벌이 부부의 ‘돈 관리’는 보다 특별해야 한다. 많이 번다고 씀씀이를 늘리다보면 ‘속빈 강정’이 되기 쉽다. 맞벌이 부부들의 재테크 요령을 알아봤다.

◆‘돈 관리’부터 하나로

결혼한 지 10개월이 된 김연희(32) 씨 부부는 아직 가정의 소득과 지출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각자 돈 관리를 해왔기 때문이다. 각자 자기가 번 돈은 알아서 쓰고 남는 돈을 저축한 탓에 가정의 재무설계는 엄두도 내기 어렵다.

김씨 부부의 경우처럼 맞벌이 부부 가운데는 서로의 경제적 자립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각각의 통장을 관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가정의 건전한 재무설계를 위해서는 이러한 ‘따로따로’ 경제만큼 나쁜 것도 없다. 이것은 소비를 늘게 하고 자산관리의 집중에서 벗어나게 돼 효율성이 떨어진다.

돈 관리는 통합해서 소비가 적은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자산관리는 한 사람이 하지만 소비나 투자에 대한 가계부 결제는 부부 동의하에 이뤄져야 한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개인 재테크가 아닌 가정의 재테크 개념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부부가 ‘우리 가족 주식회사’의 개념으로 서로의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게 밝히고 관리하는 게 재테크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많이 번다는 자만심을 버려라

맞벌이 부부의 경우 소비의 오류에 빠지기도 쉽다. ‘둘이 벌어서 갚으면 되지’라는 생각에 신혼 때부터 최고급 가구와 최신식 가전제품 등을 덜컥 카드로 구입하는 예가 많다.


20대 맞벌이 신혼부부인 김민수(28) 씨 부부는 매월 생활비 220만원 중 50만원이 카드 할부로 빠져 나간다. 이러한 할부가 끝나면 생활비 지출에서 50만원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문가의 재무진단은 이와 다르다. 재무컨설팅 전문업체인 '케이리치'의 김주형 책임연구원은 “할부가 끝날 때즘이면 다른 소비가 또 카드 할부 이어져 생활비의 변동이 크지 않은 것이 다른 가정들의 사례”라고 꼬집었다.

가정경제도 기업처럼 꼼꼼하게 재무관리가 필수적이다. 외벌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출이 많은 맞벌이 부부 가정에선 이러한 소비에 대한 통제가 재테크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다.

박 팀장은 “소득이 높은 맞벌이 부부는 잘 투자하는 방법보다 지출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재테크가 될 수 있다”며 “투자에 앞서 지출의 포트폴리오를 먼저 그려보라”고 당부했다.

◆변화에 대한 유동성을 확보해라

맞벌이 부부는 새는 돈을 없애면 단기간에 기반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혼자 번다는 전제로 한 사람의 연봉은 무조건 저축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가급적이면 맞벌이 기간을 짧게 잡아 독하게 저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맞벌이를 하지 못하게 되는 변수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변화에 대비한 유동성을 가져야 한다.

신동일 국민은행 PB 팀장은 “맞벌이는 소중한 아이의 양육기회를 일정 부분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항상 기회비용을 생각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맞벌이 5년 안에 1억원 마련’ 등 맞벌이 기간과 목표액을 정확하게 정하고 재테크 전략을 짠다면 재테크의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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