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풀리나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8.01.29 18:57

특검 본격 수사 착수‥이 회장 등 관여 여부 규명이 핵심

삼성그룹 3대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이 편법 경영권 승계 의혹의 핵심인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키로 하면서 진상을 밝힐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특검에 앞선 검찰 수사에서 핵심 의혹이 시원스레 밝혀지지 않은 채 궁금증만 증폭된 상황이어서 특검 수사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2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삼성 편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 검찰에 고발된 33명 중 혐의가 인정돼 재판이 진행 중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발인들에 대한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 특검보의 이 같은 발언은 그 동안 비자금 규명에 몰두했던 특검팀 수사가 삼성을 둘러싼 3대 의혹 중 하나인 경영권 승계 부분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특검팀에게 주어진 시간은 전체 105일의 수사기한 중 5분의 1이 흘러가 불과 80여일이 남아 있는 상태다.

과연 짧은 시간 동안 특검팀이 주어진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물론, 최근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강한 수사의지를 표명한 조 특검이 직접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등 전대미문의 강력한 수사를 펼칠 경우 기대 이상의 성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버랜드 사건'은 어떤 사건인가

특검팀이 이번에 메스를 대기 시작한 경영권 승계 의혹의 중심에는 '에버랜드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삼성그룹 내 에버랜드 주주 계열사들이 자신들에게 배정된 CB 인수 권리를 포기하고 헐값에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상무에게 지분을 넘긴 것으로 지난 2000년 법학교수 43명이 연대해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면서부터 불거졌다.

하지만 당시 수사를 맡은 검찰은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인 허태학.박노빈씨 등 2명만을 배임 혐의로 기소했고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허씨 등이 항고, 현재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 중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대법원에서 유.무죄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면 추가 수사를 진행키로 하고 잠시 수사를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기존 검찰 수사에서 사건의 핵심인 이건희 회장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데다 이학수 부회장 등 이 회장 측근 임원들의 혐의를 밝혀내지 못해 관련 의혹만 무성한 채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특검 수사의 칼날이 어디까지 겨냥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검 수사 방향은

현재 삼성의 편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 특검의 수사대상은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 발행 사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사건 ▲e-삼성 주식매입 사건(2001년) 등 4건이다.

이들 사건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사건은 당연 에버랜드 사건이다.

에버랜드 지분관계가 그룹 지배권을 판가름하는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 때문이다.

특검팀은 앞으로 지분 인수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는 지와 그룹 차원의 개입이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윤정석 특검보는 "(경영권 승계 의혹도)특검이 풀어야 할 과제"라며 강한 수사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특검 수사로 그 동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삼성 경영권 승계의 실체가 수면 위로 떠오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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