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前총장 "영어 몰입식교육, 말도안된다"

부산=최종일 기자 | 2008.01.29 15:43

"국어는 사고의 도구이기 때문에 무척 중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29일 "최근 인수위가 추진하는 정책을 들여다보면 영어를 지나치게 강조하더라"면서 인수위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부산 센텀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중고교 사회과 교사 대상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몰입식 교육이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전한 후 "영어시간을 영어로 하는 것은 일리가 있지만 한국인이 가르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사람들이 영어로 가르치면 한국식 영어에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 후 "국어, 수학까지도 영어로 가르친다는 것은 어느나라 식민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냐"며 맹비난했다.

정 전 총장은 "(영어를)못하는 것보다는 잘 하는 게 낫겠지만, 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서울의 어느 대학도 무리하게 영어로 강의하려고 하는데, 참 안타깝다"고 밝힌 후 "올해는 몇 퍼센트를, 내년에는 몇 퍼센트를 영어로 가르치겠다고 하는데 '고지탈환식' 사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총장은 "우리나라에는 교육실험이 과잉돼 있는 것 같은데 이번 몰입교육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본다"면서 "인수위가 몰입수입을 여론이 비등하니까 철회키로 한 것 같은데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사고의 도구가 언어이기 때문에 국어가 무척 중요하다"면서 "사고가 모여 사상이 되고, 사상이 모여 문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