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의 그늘]②위기의식, 자충수

더벨 전병윤 기자 | 2008.01.29 13:46

'자신감+자금이탈 흡수' 전략적 선택… 초기관리 실패시 부메랑

이 기사는 01월29일(10:2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인사이트'(Insight: 통찰력)란 펀드 이름에는 미래에셋의 자신감이 물씬 배어 나온다.

미래에셋의 '통찰력'으로 시장 상황에 맞게 자산배분 솔루션을 찾아 투자한다는 게 이 펀드의 핵심이다. 외국에선 자산배분형펀드를 거액자산가를 위한 '프라이빗 뱅킹(PB) 펀드'로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보수도 업계 최고 수준인 3.12~3.39%로 책정했다. 매년 3.4%(매매 비용등을 제외한)이상의 수익을 내야 손실을 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펀드의 성격과 보수체계, 자금모집 과정 등을 볼 때 미래에셋의 자신감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액의 30% 이상을 점유할 만큼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상승장에선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식을 사모으기 때문에 '미래가 손대는 종목'이 오르고 따라서 펀드 수익률도 가파르게 상승한다.

하지만 최근과 같은 하락장에선 반대의 결과를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10월31일 코스피지수가 최고점(2064.85)을 찍은 후 조정에 들어간 시기가 반영된 3개월 수익률(25일 현재)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는 평균 수익률 -18.09%를 기록, 전체 39개 운용사 가운데 3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년 평균 수익률이 34.47%로 전체 3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장에서 벌어들였던 수익을 하락장에서 급속히 내준 셈이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로 인한 글로벌 증시 조정이 길어질 경우 자칫 '수익률 하락→자금이탈→수익률 급락'이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점이 미래에셋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때문에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는 글로벌 증시 조정이 이어질 경우 펀드에서 빠져나온 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완충'역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일부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자금 흐름은 심상치 않다. 인사이트펀드 수탁액(25일 기준)이 전일 보다 38억원 순감소해 설정 후 3개월만에 첫 순유출을 기록한 후 28일에도 전일대비 158억원 줄어들었다. 이틀 연속 자금 이탈을 겪고 있는 것.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펀드보다 더 떨어지자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의 판단이 자칫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인사이트펀드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적 펀드였지만 초기 수익률 관리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신탁 출신 펀드매니저 1세대격인 한 투자자문사 대표이사는 "증시는 언제나 등락을 거듭하는데, 운용사의 성패는 상승장보다 급락장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재처럼 미래에셋으로 과도하게 자금이 쏠린 상황에선 다른 펀드를 내놓아 해결하기 보다 스스로 추가 자금을 받지 않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펀드에 쏠려있어 인사이트펀드로 글로벌 자산 배분을 돕겠다는 게 기본 취지"라며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는 한 현재 포트폴리오를 장기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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