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얄미운 최악의 마법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1.29 08:37

미국증시 반등…FRB 50bp추가인하 기대감

미국증시가 전일 낙폭을 만회하며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여겨졌던 미국의 12월 신규주택 판매는 12년 만에 최악이었다. 그러나 '최악'이 금리인하라는 '희망'에 불을 당기며 금융주는 일제히 반등했다.

미국의 손이 빨라졌다. 어짜피 증시를 살리기 위해 정책적인 개입에 나선만큼 할 거면 과감하게 하자는 분위기다. 지난번 금리인하 발표가 '한 발 늦었다'는 비판도 한 몫 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일 아시아 증시가 폭락했지만 얄밉게도 미국은 올랐다. 그 상승동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었다.

비록 직접 금리인하에 개입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연준 출신으로 연방기금 금리 예측에 정통하다는 빈센트 라인하트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30일 FOMC에서 추가로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 기폭제가 됐을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이 30일 FOMC에서 금리를 3%로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86%로 반영됐다.

개장전. 국내증시는 물론 반등기대감으로 들떠있다. 서브프라임 발 신용위기 진앙지의 주식들이 오른 점은 서브프라임 변방의 주식들도 그 가치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문제는 중국이다. 최근 증시 흐름은 중국과 인도를 축으로하는 이머징마켓의 성장동력이 마치 큰 오해였던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GDP에 비해 시가총액이 지나치게 높다 내지는 중국의 성장성을 주식이 지나치게 반영했다는 지적은 그나마 괜찮다. 하지만 중국을 앞세운 전세계 설비투자 사이클은 당장이라도 없어질 신기루가 아니다.

골드만 삭스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다시 한번 빌자면,


"이번 경기침체는 미국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미국만의 특수한 침체입니다. 6~9개월 정도의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를 예상하고 있죠. 기존의 침체기에는 먼저 원자재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번에는 원자재가격이 여전히 견조합니다. 전세계 투자사이클이 악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죠"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의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중국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 김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부진과 중국의 수출부진을 감안하더라도 국내기업실적의 하락폭은 최대 2%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이익 증가율은 최악의 경우 ROE는 11.8%, 적정한 PER는 12배로 악의 경우에도 지수는 1850정도선에서 거래되는 것이 펀더멘털이 의미하는 바인데 최근 주가는 낮아도 너무 낮다.

29일 거래는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의 선택이 키를 쥐고 있다. 최근 몇 거래일동안 투신과 연기금의 '매수'에 대한 자신감은 줄어든 모습이다. 그러나 매수세는 분명 유지되고 있다. 전일에도 이같은 기대감은 장 마감 동시호가때 비차익거래로 확인됐다
외인의 매도세는 있더라도 시장을 크게 흔들만한 동력은 아닐 것이다. 이미 많이 팔았고, 지금 더 팔기에도 지수가 너무 낮다. 이미 도망갈 생각 있는 외인들은 다 도망갔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다만 미국 뮤추얼펀드 환매가 나오는 만큼은 더 팔리겠지만.

끝으로 긍정적인 기술적 분석을 소개하며 개장전을 맺는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저점과 최근의 급락세를 단절시킨 장기 상승추세선이 지지대로 작용하고 있어 추가 하락하더라도 낙폭은 매우 제한적 수준일 것"이라며 "전저점(1578p)을 붕괴시키는 급락세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기술적 패턴상 이중바닥(Double Bottom)을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오히려 반등 탄력 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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