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침체, 글로벌 경제 둔화 현실화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1.28 11:29

(상보)일본, 영국, 스페인 경기 둔화, 中도 예외 아니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 영향으로 유럽과 일본 그리고 이머징마켓의 경기까지 둔화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아직 글로벌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미국 침체의 영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경기 침체 영향을 직접 받고 있는 나라는 일본 영국 스페인 싱가포르다. 이들 나라는 세계 경제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도 미국이 침체로 가고 있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결과 지난해 4.7% 성장한 세계 경제는 올해 3% 안팎의 허약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3% 성장은 지난 85년 이후 90~93, 98, 2001~2002년 세 차례 있었다.

◇일본 싱가포르 영국 스페인....전세계 둔화위험 증가
서브프라임에 찌든 미국이라지만 그 영향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일본 경제는 특히 위험에 있다. 주택 허가를 강화한다는 소식으로 일본의 주택 착공은 4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 경기 부진에 따라 토쿄 철강은 지난 22일 올해 수익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시라이시 히로시 리먼브러더스 일본 법인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침체 위기에 있다. 경기를 떠받들던 수출이 미국 침체에 따라 그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엔화는 지난 6개월 동안 달러화에 대해 13% 올랐다. 지난주에는 104.97엔까지 올라 2년반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엔화 강세는 일본 수출 기업들에게 불리하다. 일본 정부는 환율이 106.6엔 아래로 떨어지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조사했다.

이에따라 자민당의 코조 야마모토 간사는 "일본은행이 금리를 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0.5% 금리도 높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도 침체 기운이 뚜렷한 나라중 하나다. 지난 4분기 이나라 경제는 4년반래 처음으로 위축됐다. 공장 생산이 둔화되고 전자업체 수출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 둔화는 금융주 부담을 가중시켰다.

영국의 주택시장 침체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달 집값 구매를 위한 금융권 대출은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당국자는 "신용경색이 4개월째 지속됐는데 향후 수개월간 대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영국의 12월 소매판매는 11개월래 최저로 떨어졌다. 소파업체인 ScS 업홀스테리는 올해 영업이 어렵다고 호소했고 최대 나이트클럽 업체인 루미나 그룹 홀딩스 역시 "사람들이 밤에 소비를 하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ING 파이낸셜 마켓의 제임스 나이틀리는 "소비경기가 매우 우울하다. 침체 전망이 하나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테스코, 마크&스펜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달 소비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블룸버그는 영란은행(BOE)가 다음달 7일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5.25%로 조정할 것이라고 전문가 조사를 인용해 전망했다.

스페인 경기도 집값 버블 붕괴에 타격을 입었다. 스페인 2위 대출업체인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젠타리아는 부동산 가격이 올해 보다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빌딩은 무려 25% 하락할 수있다고 경고했다. 건설경기는 내수의 18%를 차지한다. 부동산 경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구도다.

◇중국 등 이머징마켓 신뢰도 떨어져
세계 제일의 고성장국,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따라 미국과 유럽의 침체를 대체하며 세계 성장을 주도하는 이머징마켓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중국의 수출도 꺾일 수 밖에 없고 이에따라 고성장 탄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지난 4분기 성장률은 11.2%로 3분기와 4분기 11.5%, 11.9%보다 낮았다. 다보스 포럼에서 세계 3위의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의 최고영업 책임자는 "세계 경제가 미국 침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올해는 힘든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침체 어떻게 전파되나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경제의 21%를 차지한다. 거대 공룡 미국의 침체는 여러 채널을 통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경기 침체는 지난주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미국인들이 적게 소비하고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면 미국으로의 수입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인한 미국 금융시장 혼란은 세계 곳곳의 자금조달 비용을 올려놓았다. 유럽과 아시아의 일부 은행들은 직접 손실을 입고 대규모 상각을 단행했다. 미국 증시 급락은 세계 증시의 동조화를 한층 강화시키기도 했다.

디시젼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앨런 시나이는 "미국과 똑같이 진행되는 충격을 보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 위험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라는 최악의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은 아직 50%를 밑돈다.

시나이는 그 확률이 20%라고 제시했으며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리만 베라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0% 정도로 보았다.

IMF는 지난 25일로 예정된 세계 경제 전망 발표를 연기했다. 최근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이 이유였다.

◇미국 침체로 동조화..금리인하 압력 증가
지난주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FRB) 의장은 밴쿠버에서 한 연설에서 "일종의 세계 침체와 같은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영국 법인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올 상반기 성장은 2002년 이후 가장 낮을 것이다. 마지막 세계 경기 침체가 있었던 2001년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침체 우려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도 '완화'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일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지난주 기습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FRB의 뒤를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모간스탠리의 세계 경제 담당 공동 대표인 리차드 버너 이코노미스트는 "상당한 수준의 팽창 정책을 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럽의 경우 독일까지 둔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가 금리를 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 끌로드 트리셰 총재가 인플레이션과의 투쟁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이 무성하다.
바클레이의 봅 다이아몬드 대표는 "ECB와 영국이 연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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