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과로로 몸 혹사 땐 '고관절' 망가진다

유명철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장 | 2008.02.03 19:47

[머니위크]의사들이 쓰는 건강리포트

대퇴골두 무혈성괴사(고관절무혈성괴사) 환자가 늘고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병은 정형외과 분야 중 아직 확실한 발병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질환 중의 하나로 전문가들의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제의 남용이나 과다복용 그리고 알코올의 과다 섭취, 각종 면역성 질환 등이 골 괴사의 주요 발병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 요인들이 체내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혈관 내 혈액응고가 잘 일어나고 모세혈관 벽이 약해져 출혈이 생기면서 혈관이 막히게 된다. 또한 체내 지방대사의 변화가 생기면서 골수 내 지방의 축적으로 골수압이 증가하고 골 내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되기 쉽다.
이같은 변화는 인체의 다른 관절이나 뼈보다 고관절(엉덩이관절)의 대퇴골두에 가장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대퇴골두의 혈액공급 형태가 다른 부위보다 특별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알코올로 인한 발병률이 다른 나라보다 특히 많다. 이는 음주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말연시가 되면 다른 때보다 과음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젊을 때부터 과음과 폭음을 많이 하는 사람은 30대 말이나 40대 초반에 들면서 대퇴골두괴사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소주를 거의 매일 한 병 이상 마신 사람은 40대에 들면 지방간과 함께 대퇴골두괴사증 발생 위험군에 속하게 된다.
 
대퇴골두괴사증의 원인은 다양하나 발병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또한 증세가 나타나더라도 초기의 증세가 특별하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발병 초기에는 아무런 증세가 없기 때문에 상당기간 병이 경과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인체 내 어떤 선행요인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대퇴골두에 공급되는 혈관의 혈행이 감소된다. 이를 허혈상태라고 한다. 허혈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허혈이 발생된 부위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뼈는 썩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괴사부가 약해지면서 대퇴골두의 강도가 떨어져 하중을 받는 부위의 뼈가 내려앉게 된다. 대개 고관절 통증은 이때부터 발생된다.
 
그러나 대퇴골두가 내려앉기 전 일반 방사선 사진상 변화는 없어도 대퇴골두 내의 압력이 증가되면 고관절(엉덩이관절)이 시큰거리고 앉았다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관절통이나, 관절운동이 자유롭지 못한 증세를 호소한다. 또 양반다리 자세를 취하기 힘들고 심하면 걸을 때 약간 다리를 절기도 한다. 이러한 증세는 며칠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상당기간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증세는 고관절 염좌(일반인들 사이에는 흔히 관절이 삐었다고 이야기함) 시에도 비슷하여 초기에 감별이 쉽지 않다.
 
일반 X레이 사진상 고관절에 특별한 소견이 없어도 관절이 삔 것 같은 증세가 있으면 고관절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면 거의 100% 진단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핵의학검사, 전산화 단층촬영(CT), 초음파 등의 검사가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고관절에 위와 같은 이상증세가 나타나면 일단 골괴사증을 의심하고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오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일단 고관절 무혈성 괴사로 진단되면 병의 진행시기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아주 초기에는 핵심감압술이 추천된다. 골괴사가 진행되면 골수 내 압력 증가로 인하여 고관절통증을 유발하며 이는 골괴사를 더욱 진행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때 뼈에 구멍을 뚫으면 골수압을 떨어뜨리고 통증도 감소시킬 수가 있다. 그러나 최근 핵심감압술의 효과에 대하여 회의적인 보고가 증가되면서 핵심감압술은 별로 시술되지 않고 있다.
 

다음 시술법으로는 골이식술이 있으며, 이에는 생골이식술과 일반골이식술이 있다. 일반골이식술은 현재 거의 시술하지 않으며, 생골이식술에는 생비골이식술이 가장 많이 이용되며 결과도 만족할 만하다. 그 외 절골술이 있는데 이는 골두의 과사된 부위를 절골술로 체중부하가 되지 않도록 회전 이동시켜 주는 수술법이다. 그러나 절골술의 결과는 일정치 않으며 수술 집도자에 따라 편차가 많아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지는 않다.
 
최근 소개되어 각광을 받고 있는 치료법으로 고관절 표면 치환술이 있다. 이는 인공관절과 달리 골두의 괴사부만 긁어내고 특수검속으로 제작된 버구컵과 대퇴골두컵을 씌우는 치료법으로 이는 충치가 생긴 부위를 긁어내고 특수금속으로 치아를 씌우는 방법과 비슷한 원리이다. 표면치환술은 환자의 골두를 보존함으로서 수술 후, 탈구의 위험이 없고 관절운동 범위가 정상으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술 후 일상생활 복귀가 6개월 이내로 단축되며 회복 후 어떠한 스포츠 활동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젊은 환자의 대퇴골두괴사 치료에 특히 효과적이다.
 
이 밖에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이 있는데 이는 골괴사가 상당히 진행하여 광범위한 골괴사를 나타내거나 대퇴골두가 함몰되어 심한 골파괴가 발생되면 괴사된 대퇴골두를 완전히 제거하고 인공고관절을 대신 삽입하는 시술법이다. 인공관절 전치환술의 경우, 수술 후 고관절의 통증은 소실되나 일상 활동에 제한이 있으며 탈구의 위험도 있다. 또한 과격한 활동이나 스포츠 활동도 제한적으로 허용되므로 수술 후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요약하면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발생 원인으로 알콜의 섭취와 음주습관이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있으므로 골괴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주습관을 고쳐야 하며 폭음이나 과음은 삼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일단 고관절에 의심되는 증세가 나타나면 골괴사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즉시 시행하여 골괴사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며 골괴사가 확진되면 골괴사의 시기, 병변 크기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젊고 스포츠 활동이 많은 환자에게는 생비골이식술이나 표면치환술이 가장 적절한 치료법으로 권장된다.


◆ 약력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졸업
- 경희의료원 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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