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올해 '12조 이상' 돌파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08.01.25 16:02

'12조' 벽넘기는 '무난'..'12조원 이상'의 가능성은 '글쎄'

KT가 올해 '12조원'의 벽을 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않다. 25일 KT가 공개한 2007년도 실적은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한 11조9364억원이었지만, 매출의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에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야심차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IPTV 역시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KT는 자신감을 보인다. 이미 지난해 매출액이 12조원에 근접한 11조9364억원에 이르렀고, '12조원'을 넘는 것은 문제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 매출목표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12조원'이 아닌 '12조원 이상'이라는 애매한 목표치 때문이다.

KT가 이처럼 성장정체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씻어내려면, 그 '이상'이 본격적으로 성장엔진을 점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3대 주력사업 '비실비실'

KT는 올해 메가TV·와이브로·인터넷전화(VoIP) 등 신성장사업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3대 신성장사업에 올해 당장 제몫을 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매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PCS 재판매' 사업에서 매출감소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통신시장의 대외적 여건이 결코 KT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것도 변수다. 통신요금 인하 압력을 비롯,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따른 경쟁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올해 KT가 3대 주력사업 매출 방어에 고전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KT 사업부문별 매출 현황 (단위 억원)


국내 최대의 통신업체이며 유선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KT의 주력사업은 여전히 유선전화사업. 하지만 유선전화 매출은 유무선 대체현상 등으로 매년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KT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유선전화 매출은 4조1847억원으로 전년 4조2925억원에 비해 1078억원(2.5%) 줄었다. 나름대로 선방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망내할인 도입·문자메시지(SMS) 요금인하 등을 잇따라 실시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요금인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이동전화 요금인하는 유선전화 트래픽을 감소시키고 유무선대체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12조원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유선전화 매출 감소폭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KT 입장에서 최근 이통사에 대한 요금인하 압박은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닌 셈이다. 올해부터 인터넷전화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인 유선전화 매출 감소로 인해 속도조절이 필요한 대목이다.

◆SKT의 하나로 인수가 초고속 매출 변수

또 하나의 주력사업인 초고속인터넷사업 매출방어도 간단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인터넷매출은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인터넷 응용수익을 합쳐 2조5086억원. 지난해 2조4328억원에 비해 3% 가량 감소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포화가 심화되고,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장기 가입자의 증가에 따른 매출감소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SK텔레콤이 예정대로 2월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경우 KT의 초고속인터넷 시장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시장 2위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이 SK텔레콤의 지원을 발판삼아, 그동안 수세적 입장을 벗어나 공격적으로 변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2006년부터 마이어스 성장에 빠져든 초고속인터넷사업 매출은 올해도 턴어라운드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KT는 이에 따라 650만명에 달하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을 발판으로 방통융합서비스인 IPTV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올연말 메가TV가입자 목표는 150만명이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를 시작해도 막대한 콘텐츠 수급비용과 사업자간 경쟁심화 등을 감안하면, IPTV 사업의 '수익 효자' 노릇은 기대하기 힘들다.

와이브로 사업도 올해 40만명의 가입자 목표치를 정했다. 그러나 서비스지역이 전국도 아니고, 음성통화도 지원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활한 가입자 모집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더구나 전국서비스가 가능한 3세대 고속영상이동전화(HSDPA)의 무선인터넷과 정면으로 경쟁해야 하는 것도 가입자를 늘리는데 부담으로 작용한다.

◆PCS무선재판매는 여전히 '효자'

그나마 매출면에선 논란의 대상인 PCS 재판매 사업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PCS 재판매 매출은 지난해 1조5115억원으로 전년 1조3753억원에 비해 10%가량 증가했다.

PCS매출이 KT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 가량으로, 지난 수년간 KT는 주력사업인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매출감소를 PCS 매출로 메워왔다. 올해도 이같은 경향은 그대로 드러난다. KT PCS 매출 가운데 KTF 망이용대가 5007억원을 제외하면 KT의 사용료 수익은 4793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KT는 지난해 '이통사업 차별화'를 선언하며 PCS 재판매 사업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KT는 올해안에 기본료 9000원의 국민폰을 내놓는 한편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저가의 요금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히고, '이동전화 사업'에 전략을 집중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전용회선 등 데이터사업 매출 역시 시장포화 등으로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부동산이나 시스템통합(SI)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에 영향을 주긴 미미한 수준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올해 IPTV 등 방송통신융합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KT가 새로운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당장 매출 12조원 돌파여부는 신성장사업의 '확대' 보다는 기존 사업의 '수성'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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