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투기, '시험대' 오르다

더벨 김태완 대구은행 프랍 트레이더  | 2008.01.28 12:16

[월드&FX스토리]

편집자주 | 【편집자주】'초'를 다투며 피 말리는 머니게임이 벌어지는 글로벌 금융시장.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그곳은 정글이나 다름없습니다. 나무와 숲을 모두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통화전쟁이 벌어지는 현장의 이야기를 thebell이 엄선한 칼럼진들이 매주 돌아가며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기사는 01월28일(07: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급격한 경기하강 리스크와 미 연준리의 선택, 시장은 구원 받을 수 있을것인가?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갑자기 찾아온 추위처럼 갑작스런 시장붕괴 위기로 한해가 시작되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꾸준한 금리인하와 시장 우호적 유동성 정책지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은행들의 서브프라임관련 손실은 커져왔고 이에 따른 관련 은행의 유동성 부족과 글로벌 경기급랭의 위험성은 줄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어왔다.

지난 2002년 이후 글로벌 저금리기조에 따른 유동성 우호정책과 중국, 인도, 남미 등 이머징 마켓이 이끄는 글로벌 경기호조에 따라 세계증시는 상승일로였고 누구나 주식을 또는 이머징마켓에 돈을 넣으면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향유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믿음은 장기투자일수록 더욱 이익을 본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의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과 상품에 끌여들였고 누구나 돈을 여기에 장기적으로 불입하는 게 유망지역 재개발아파트에 중도금을 불입하는 것처럼 장기적 유망투자 행위라는 생각에 의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와 이로 인한 미국 등 버블지역의 부동산 냉각가능성 및 경기급강하의 위험이 현실화되기 시작하자 주식펀드에 대한 믿음은 이제 시험대에 오른듯하다.

가까운 과거만 보더라도, 2000년 밀레니엄을 앞둔 글로벌 IT와 통신을 위주로 한 신(新)경제 주식의 붐은 그 세대 사람들의 꿈이었고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거두어가는 고리였다. 그러나 그 꿈은 단 6개월만에 처절하게 박살났다.

미 연준리는 이를 막기 위해 결국 6.25에서 1%까지 신속하게 내리며 대응했지만 결국 경기는 3년이 지나서야 되살아났고 그 경기의 주역은 IT 등 신경제주식이 아닌 브릭스 등 이머징마켓 전통 주식이었다.

최근 미연준리의 갑작스런 0.75% 금리인하와 또 다른 금리인하 예상은 이머징마켓 대세론에 기댄 한 시대의 성장버블이 이제 평가를 받아야 할 냉정한 시험대에 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어떤 특정투자붐이 대세론으로 이어져 의심할 여지가 없는 믿음으로 확산되는 것은 인류의 금융투기 역사에서 흔히 반복되어진 일이다.

주식이란 실은 동인도회사라는 신천지 모험자본에서 시작된 것이고 위험자산에서 한몫 잡으려는 사람들의 열망은 역사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또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튤립 투기 같은 해프닝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20세기초 미래를 이끌던 철도나 라디오같은 주식도 끝없는 시세를 낸 후에는 적정가치로 회귀하고 비경쟁력 기업 주식이 도산하며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위기는 모험자본에 또 다른 투기의 기회이고 또한 밸류에이션 투자가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기회로 인식되기도 한다.


같은 논리로 경제의 붕괴를 막으려는 미연준리와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조와 금리인하 러시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단기폭락의 가격 잇점을 잣대로 반격의 기회로 이용하려는 세력에게 모멘텀을 당분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위기가 고조될수록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우호적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 위기만큼이나 금리인하의 속도나 폭이 커질 수 있다. 이런 유동성의 우호적 여건은 최근 폭락한 증시에 투기적 관심을 가진 세력에게 시장반격의 기회로 인지될 것이다.

또한 최근 빠르고도 폭깊은 금리인하 이벤트가 일회에 그치지 않고 위기감이 고조될 때마다 공조될 것이라는 믿음도 단기 저가매수 국면이라는 반등 분위기에 일조할 것이고 어쨌든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금융정책에 대한 신뢰가 저가매수를 자극할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연준리의 이번주 0.75%포인트 깜짝 전격인하에 이은 추가 금리인하와 2월초 유럽의 금리인하공조 가능성은 최근의 주가하락과 유동성 호조에 기댄 주식의 반등장세를 가늠하게 하는 요인이고 이러한 여건은 이머징마켓 환율의 반등세와 안정세에 단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할 것은 지난 5년간의 투기에 대한 반성이 올해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올해는 꿈을 꾸어야할 때가 아니라 현실을 돌아 봐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버블과 과잉에 대한 기대에 우리가 얼마나 돈을 지속적으로 걸어 왔는가 차분히 리뷰(Review)해 볼일이다.

또한 경기급강하가 현실화될 때 금리인하효과는 단기간에만 실효성이 있었고 대안투자로서 달러화와 안전자산으로의 미국 국채 매입 붐이 위험자산 열기의 대체재로 부곽되었다는 과거사실도 기억해볼 일이다.

[김태완 대구은행 프랍 트레이더 약력]

08년~현재: 대구은행 프랍 트레이더
07년: 국민은행 원/달러 Senior 딜러
05년~06년: 우리은행 프랍 트레이더
03년~04년: BGC 홍콩 FX swap 중개인
95년~99년: 한국종합금융 원/달러 딜러
93년~95년: 엥도수에즈(현 깔리온은행) 딜링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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