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빨갱이라고?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8.01.25 11:42

'창조적 자본주의' 두고 정체성 논쟁 불거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를 주창한 가운데 그의 이념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자본주의의 최대 수혜자가 사회주의자로 변했다"는 비난과 "진정한 자본주의자"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게이츠 회장은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21세기를 위한 자본주의는 시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며 "자본주의는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만 작동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시장의 힘이 어떻게 소외계층을 도울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창조적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창조적 자본주의는 "기업과와 비정부조직이 힘을 합쳐 세계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시장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그의 주장에 대해 정치 전문 격주간지인 '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의 래리 쿠드로우는 "빌게이츠 같은 억만장자가 자본주의의 축복에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게이츠가 워런 버핏과 함께 부유세를 인상하는 등 부자들의 세금을 올리자는 주장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위선적이었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정부가 지휘하고 통제하는 식의 사회주의 경제 실험은 구소련 시절 이미 처절한 실패임이 증명됐다"며 게이츠 회장을 '탁상 사회주의자'(closet socialist)에 비유했다.

그러나 "게이츠 회장은 진정한 자본주의자"라는 옹호론도 많다. 그가 자본주의의 최대 약점인 빈익빈 부익부를 개선함으로써 자본주의를 완성하려고 노력하는 '진정한 자본주의자'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유명 국제관계 전문잡지인 '포린 팔러시'(Foreign Policy)는 칼럼을 통해 "게이츠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다"라며 "그는 자본주의가 최고의 경제 시스템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FP는 이어 "게이츠는 정부가 생산 수단을 장악해야 한다는 식의 요구를 한 적도 없다"며 "단지 정부와 기업, 비영리조직 등 사회 주체들이 힘을 모아 세상의 불평등을 완화해 자본주의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싸구려 중국산' 무시하다 큰 코…이미 곳곳서 한국 제친 지 오래
  2. 2 G마켓, 소규모 셀러 '안전보건 무료 컨설팅' 지원
  3. 3 허웅 "치료비 달라는 거구나"…"아이 떠올라 괴롭다"는 전 여친에 한 말
  4. 4 홈앤쇼핑, 오픈이노베이션 스타트업 최종 선정
  5. 5 빙그레, ESG평가 최고등급 획득 '베스트 컴퍼니스'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