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싸게 살 기회 왔다?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 2008.02.04 10:43

[머니위크 커버스토리]널뛰기 증시 株테크 전략

기대했던 1월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예기치 못한 폭락으로 투심이 얼어버렸다. 대세상승을 외치던 전문가들도 최소한 1분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한발 물러섰다. 지난해 주식과 펀드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투자자들은 이제 환매를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

불과 한두달 사이에 10% 이상 수익이 났던 펀드 수익률은 어느새 마이너스 10% 이상 깨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 1800이 저점이란 얘기가 다수였는데 1600선도 깨지는 마당이다. 시장을 탄탄히 받쳐주리라고 기대했던 유동성은 불과 며칠 사이에 백조원 단위로 사라졌다. 1600이 깨지자 바닥이 어디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다는 극단적 비관론도 나온다.

경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으로 짜놓은 무자년(戊子年) 재테크 전략이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암초에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언젠가 회복되겠지'라는 뚝심을 가지고 기다리기엔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연말까지 이어지리란 전망까지 나오는 마당에 희망적 전망만 믿고 무조건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바로 '손절매'를 하고 주식시장을 외면할 수도 없다. 여전히 국내 상장기업들의 펀더멘탈은 견고하다. 지난해 증시를 주도한 조선·철강 등 기자재 업체들의 실적 모멘텀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까지 죽쒔던 왕년의 스타업종인 IT업종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대운하, 새만금 개발 등 국토개발 프로젝트에 교육, IPTV, 민영화 등 새정부 정책 테마들은 불안한 시황과 관계없이 시세를 내고 있다.

대형주 위주로 묻어만 두면 올라가던 호(好)시절은 분명히 자났지만 아직 희망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란 이야기다. 국내 최대 건설사 회장 출신의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동안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린다고 하지만 여전히 주식시장은 매력적이다. 부동산 시장에 비해 저렴한 거래비용과 세금에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 재테크 투자자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다.

◇ 섣부른 매매로 손해보지 말라

증시가 장중 100포인트 넘게 빠지며 1600선마저 일시적으로 붕괴된 직후인 23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들은 "조정은 마무리 국면"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증권업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애널리스트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6개 증권사 센터장들은 더 이상 주식시장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성급한 투자판단으로 손해보지 말것을 당부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고 조정기간이 길지는 않아 보인다"며 "장기적인 상승추세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센터장도 "조정과정에 일시적인 충격이 있지만 현재는 단기간에 상당히 조정을 받았으므로 급격한 주가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최근 급락을 이끈 대외변수는 단기 악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해소 방안이 마련되고 있고 해외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상승 전환은 2분기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섣부른 투매로 손실을 확정짓는 것은 자제해야지만 반등에도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종우 교보증권 센터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조정속도가 빨랐지만 2분기 이후에는 국내외적으로 정책적인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용원 현대증권 센터장도 "2분기 중에 미국경기 관련지표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주가는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가치투자자에겐 절호의 기회

증시 급락으로 가치투자자들에게는 우량주식을 저점매수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동안 주식이 너무 비싸 살만한 주식을 찾기 힘들었는데 이번 급조정으로 가격 메리트가 생긴 우량주들이 다수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최근 급락장에서 "외부영향을 덜 받는 종목 중에서 시장지배력이 뛰어나거나 독과점, 기술력 우수종목을 골라 분할매수할 시기"라고 했다. 또 이 전무는 "지금은 미래전망이나 증시 안팎의 환경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기업의 내재가치만 보고 투자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가치투자 대가로 꼽히는 A투신운용 B본부장도 "현 주가라면 추가 하락을 감안해도 주식을 사기에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IMF 경제체제 이후 우리증시의 폭락을 여러번 경험했지만 쇼크로 밀릴 때 주식을 사서 손해를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했다.

B본부장은 "지금 주가가 빠지는 것은 가격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고 국제적인 동조화 현상으로 수급의 문제가 크다"며 "돈이 필요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 팔기 때문에 더 떨어지는 것으로 저점 매수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 공략대상은 PER 10배 이하인 자산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위주로 해야 한다"며 "성장주는 앞으로 장이 추가 하락할 경우 영향을 더 받을 수 있으므로 매수를 자제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2분기 또는 3분기중에 회복 예상된다"며 "일시적인 하락시 주식 매입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천웅 우리투자증권 센터장도 "이번 조정장은 포트폴리오 투자, 적립식 투자를 하는 투자자에게는 해롭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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