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척추관협착증, 농한기가 치료적기

머니투데이 문병환 기자 | 2008.01.24 17:04

농촌 노인층 많아지면서 점점 환자 늘어나

2005년에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 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은 2000년 7%에서 2018년 14%에 이른 뒤 2026년에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농촌지역의 고령화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는 여러 문제를 야기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젊어서부터 농사일을 해온 농민들이 고령층으로 진입해서도 지속적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어 이로 인해 야기되는 각종 척추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대표적인 '농부병' 으로 불리는 척추관 협착증을 비롯해 노인성 디스크 등 척추의 노화로 인해 진행되는 척추질환은 평소 농사일로 혹사된 농촌 노인층에게 더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노인척추전문 제일정형외과병원의 신규철 원장은 "척추관 협착증은 50대 이후부터 나타나는 대표적인 노인 척추질환으로 허리가 굽어 신경을 압박해 다리가 저리고 아픈 경우가 많고, 자연 치료 요법으로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다"며, "심한 경우 운동신경 마비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은 만큼 농촌 노인들의 경우 농한기에 치료를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농사일이 아무리 기계화가 되었어도, 육체노동임에는 틀림없고 또한 아직도 많은 부분에 있어 쭈그리고 앉아서 손으로 일일히 작업하는 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밭일처럼 쪼그리고 앉아 오랜 시간 일하다 보면 근육 내 혈관을 조여지며, 근육에 혈액의 공급을 감소시킨다. 혈액의 공급이 감소하면서 피로를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근육을 약하게 만든다. 게다가 심장활동과 혈액의 흐름이 느려진다. 계속되는 혈액순환의 저하는 피로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또한 목과 허리를 구성하고 있는 척추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등과 허리, 목의 근육에 피로를 야기하며, 척추에 높은 긴장을 주게 된다. 긴장된 척추는 척추디스크에 계속적인 압착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척추의 퇴행을 빨리 진행시키게 된다. 이렇게 빠른 척추의 퇴행을 겪는 농사일을 수 십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척추의 퇴행이 급격히 진행되고 척추관 협착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은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일을 하다 보면 척추의 뼈마디가 굵어지고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도 두꺼워져 척추관을 좁게 만든다. 이렇게 좁아진 척추관은 관 안을 지나는 신경다발을 누르게 된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뼈마디 사이에 있는 추간판도 수분이 빠져나가 닳아 없어져 신경 압박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보통의 경우 50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며, 농업인, 어업인 뿐 아니라 오랫동안 가사일에 종사한 전업주부들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은 엉치, 허벅지, 종아리부터 발끝까지 저리거나 당기고 힘이 없어진다. 쿡쿡 쑤시는 듯한 아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리와 발 쪽이 시려서 수족냉증을 겪기도 하고,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걷기가 힘든 '보행장애'도 나타난다. 허리를 펴면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계속 쪼그려 앉아 있게 되어 나도 모르게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게 된다. 이런 자세가 지속되면서 허리가 굽는 등의 모습이 나타난다. 또한 엉덩이를 뒤를 빼고 허리는 약간 구부린 상태에서 상체를 들고 마치 오리걸음을 연상시키는 걸음걸이로 걷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잘 때도 허리보다 다리를 높게 들기 위해 다리 밑에 베개를 두거나 단단한 바닥에서 잘 때 허리에 고통을 느끼는 경우도 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척추의 퇴행, 노화로 인해 척추관 협착증을 앓는 경우 물리치료나 자연 요법으로 치유했을 때 큰 효과를 보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나 농사일로 오랫동안 척추를 혹사한 경우는 더하다. 말랑한 젤리 같은 조직이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와는 달리 뼈가 굳어진 단단한 조직이 신경을 누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신경을 누르고 있는 뼈나, 단단한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이 빠르고 큰 효과를 보인다.

과거에는 척추수술은 큰 수술이었다. 인공뼈나 자기뼈를 이식해 나사못으로 척추를 고정시키는 이 수술은 넓은 절개 범위, 3시간 이상의 긴 수술시간, 전신마취 등을 포함한 수술이어서 입원기간도 길었고 재활치료를 해야 하는 등의 회복기간도 길었다. 또한 고령자의 약해진 체력으로 수술을 버티는 것이 몸에 큰 무리를 주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의 경우 간단한 '미세 현미경 감압술' 같은 수술로 척추관 협착증을 치료하는 것이 가능하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은 "미세현미경감압술은 노인층의 신체적 특성에 맞춘 수술법으로 90대의 노인도 수술한 경우가 있을 만큼 노년층의 체력의 부담이 적다. 또한 당뇨나 고혈압 등의 합병증이 있어도 수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세 현미경 감압술'은 피부를 1.5~2cm정도 째고 적게 째고 부위마취를 통해 1시간 내외로 끝낸다. 작은 수술용 펀치를 척추뼈 안쪽에 집어넣어 신경다발을 압박하는 굵어진 뼈를 긁어낸다. 특히 3~5배율 수술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며 수술하기 때문에 정밀도가 높다. 수술 후 3~4시간 뒤면 걷기 시작할 수 있고 5~6일이면 퇴원해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도 있다.
<도움말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병원장 http://www.cheil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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