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의뢰 고종완씨 대체 뭐 했길래?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1.24 16:11

차기 정부 부동산정책 관련 유료 상담·강연

잘 나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에서 검찰 수사의뢰 대상자로 떨어지기까지는 채 한달도 걸리지 않았다. 인생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가 생각날 정도다.

고종완 전 인수위 경제2분과 자문위원이 불운(?)의 장본인이다. 고씨는 23일 자문위원직에서 해촉된데 이어 하루만인 24일에는 인수위로부터 검찰에 수사의뢰까지 당했다. 사기죄 또는 공무상 비밀누설죄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인수위는 고씨에 대해 사기죄 또는 공무상 비밀누설죄 혐의로 수사의뢰를 했지만 고씨가 누설할 공무상 비밀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아는 것이 없으면서 아는 척 했으니 사기죄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RE멤버스 대표인 고씨가 신문,방송에서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을 상세히 알고 있는 것 처럼 과시하고 대규모 투자강연회에서 상담료,강연료 명목으로 1회에 50-10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이다.

고씨의 행적은 전날 KBS 보도에서 상세히 드러났다.

RE멤버스 관계자: "(고종완 대표와) 전화상담은 30분에 50만원 이고요. 방문상담은 한시간에 백만원 입니다. 입금을 해 주시면 (상담) 스케쥴을 잡아드리는데요. 보통은 입금일로부터 일주일 전후가 되는데요. 요즘에는 많이 바쁘셔서 조금 더 걸릴 것 같고요."

50만원을 입금한 KBS 기자에게 고씨는 자문위원 신분을 걱정하면서도 부동산 경기 전망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거론했다.

고종완 대표: "예, 예, 반갑습니다. 전화해주셔서 고맙고요. 지금 이거 하면 안 되는데... 하여튼 그렇습니다. 저는 (아파트 구입을) 미뤄도 썩 좋을 거 같지가 않네요. 내려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새 정부가 경기를 살릴 것이라고 하니까..."


고씨는 이에앞서 지난 15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대규모 투자 강연회에서는 새정부의 부동산 정책방향을 언급했다.

고종완 대표: "신정부는 앞으로 농지나 그린벨트나 이런 것들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아요. MB(이명박 당선인)께서는 제가 볼 때 공급을 확대하는 게 분명해요."

인수위 관계자는 "비상근 자문위원인 고씨가 인수위 회의에 참석한 적도 없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인수위원이라는 직함을 이용해 개인이익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조직법 개편 강행 등과 관련 비판을 듣고 있던 인수위는 돌출 악재에 적극적인 해명과 후속조치에 나섰다.

인수위는 고씨에게 지난 16일 1차 주의경고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공사구분을 하지 못한 채 부적절한 처신을 해 자문위원 해촉,검찰 수사의뢰라는 절차를 밟게 됐다고 해명했다. 고씨를 누가 자문위원으로 추천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5일에는 상근자 전원이 참석하는 전체 조회를 열어 인수위 내부 인사들의 경각심을 촉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업자를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 기틀을 잡을 인수위원으로 선임하고,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점에서 쏟아지는 비판을 막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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