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더 판다 vs 고비는 넘겼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01.24 16:12

올들어 7.6조 매도…증권街 "매도 꼭지는 지났다 vs 그래도 안심 못해"

기관이 연일 실탄을 쏘고 있지만 외국인은 여전히 '팔자'세다.

24일 외국인은 3900억원어치 순매도해 올들어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도우위를 지속하고 있다. 매도 규모도 7조6300억원(24일 기준)에 이른다.

앞으로 얼마나 더 쏟아낼 지가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일단 고비는 넘겼다"는 안도의 목소리와 함께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는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대신증권은 "외국인의 추가 매물은 단기적으로 볼 때 약 2조원 정도"라며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공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미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조정이라는 점에서 이번 외국인 매도공세는 지난해 8월과 11월 국면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며 "매도공세의 고점을 통과한 이후에도 추가 매물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략 1~2조원 규모의 매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국증시에서 외국인 지분율 30%를 기점으로 매도공방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곽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28%, 유럽 증시는 32%대를 나타내고 있어 국내 증시 역시 유사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의 강현철·김병연 연구원도 "외국인의 급매물은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 투자자들은 이미 지난해 11월 전후로 주식비중을 정리했으며 최근에는 헤지펀드의 매물이 증가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강·김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나 기업이익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증시가 과매도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 주식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당분간 외국인 수급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비중축소 흐름은 아시아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는 현상"이라며 "한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시장 전반에 걸쳐 진행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외국인 수급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국내증시가 외국인 수급에 편중된 구도가 아니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처럼 한국증시가 외국인이 쌓아 놓은 '모래성'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최근 지수 조정에도 투신권과 연기금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기관 매수세가 향후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 측에서 국민연금 조기 집행을 언급하고 나선 것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민연금의 신규 매수 여력이 월 평균 8000억원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미 어느 정도는 자금 집행이 이뤄졌을 것"이라며 "과거 경험상 즉각적인 조기 집행은 힘들다는 점에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심리적인 측면에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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