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탈 양호한 낙폭과대주 노려볼 만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 2008.02.04 13:14

[머니위크 커버스토리]널뛰는 증시 다시 보기

연초부터 폭락과 급등이 되풀이되는 널뛰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연말 산타랠리는 물론이고 1월 효과도 앗아가 버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1월1일 2000선에서 미끄러지기 시작, 최근 장중 1600선 아래로 밀리며 투자자들을 공포속으로 몰아 넣었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연말 이후 14% 이상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예상보다 빨리 연방기금 금리를 내리는 것으로 급한 불은 진화된 모습이다. 미국 증시가 급락을 멈추고 강한 반등을 보였고, 국내 증시도 힘있는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지 소로스를 포함한 월 가의 투자가들이 잇달아 경제 위기를 경고하고 있고 올해 미국의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미 1년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를 경고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 미국의 모기지 부실이 소비자와 기업 자금 문제로 확산되고 있으며 앞으로 12개월 동안 미국 경제의 심각한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한편에서는 국내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공포심이 불러일으킨 투매로 인해 펀더멘털과 상관 없이 주가가 폭락한 종목의 경우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얘기다.

낙폭 과대 종목 가운데 투자 매력을 지닌 종목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코스피200 종목 하락 두드러져

지수가 1600선까지 곤두박질치는 사이 종목별로는 대형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가 23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 종가 대비 낙폭이 컸던 종목을 조사한 결과 동부건설이 40% 가까이 급락한 것을 포함해 23개 종목이 3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하락률 상위 100개 종목 가운데 코스피200 종목이 42개에 달해 특히 대형주 낙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주를 중심으로 중국 관련 종목의 하락률이 두드러졌고 증권을 포함한 금융주와 에너지 관련 종목도 약세를 나타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말 대비 32.37% 떨어졌고, 삼성중공업(31.97%) S&T중공업(31.37%) STX엔진(32.64%) 한진중공업(31.06%) 등이 30% 이상 하락률을 나타냈다. 또 STX조선이 29% 내렸고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25% 이상 하락하는 등 중국 관련 종목이 크게 밀렸다.


에너지와 건설, 금융주도 하락률 상위 종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금호석유가 37% 떨어졌고, SK에너지도 34% 하락했다. 한국금융지주가 27% 가까이 하락했고 현대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26% 이상 떨어졌다.

건설주 중에는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24% 이상 떨어졌고 현대산업이 22% 내림세를 나타냈다.

◆ 시장 PER 11배, 밸류 부담 낮아

최근 코스피지수가 1600 초반대까지 밀리면서 시장 PER(주가수익비율)이 10배 내외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지수가 2000을 웃돌았을 당시의 시장 PER은 14배에 달했다.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에서 투자 매력이 있는 영역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 기준 PER이 10배인 지점은 1560선이며 밸류에이션이나 기술적으로 볼 때 투자 메리트가 발생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23일 종가 기준 시장 PER은 11.2배였고 10~11배의 시장 PER은 최근 1년 사이에 보기 힘들었던 수치"라며 "이 정도면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기 전망이 여전히 회의적이고 금리인하 이외 다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지만 최근 나타난 패닉을 거치면서 연중저점은 형성됐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한 심리가 여전하고 이같은 심리 변수에 의해 주가가 다시 흔들릴 여지가 남아 있지만 최근 '검은 화요일'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낙폭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더라도 철저한 개별 종목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련 종목의 급락과 관련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함께 중국의 경착륙 우려가 고개를 든 데다 그동안 많이 오른 것이 가파르게 떨어진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중국은 연착륙 기조를 보이고 있고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지난해와 같이 중국 모멘텀이 전세계 증시를 이끌고 가기는 힘들며 종목별로 실적에 따라 업종 대표주와 후발 주자 사이에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점 대비 하락률이 크다는 이유로 V자 반등을 노리고 매수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한편 업종 주도주를 중심으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것으로 투자 종목을 좁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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