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에너지의 시대는 끝났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01.23 22:11

EU '2020년까지 온실가스 20%감축' 담은 기후법안 통과

"값싼 에너지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독일계 에너지 전문 회사인 이온(E.ON)의 영국 지사장 폴 골비의 탄식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산업계를 비롯한 각국 정부의 치열한 로비장막을 뚫고 '초강력 기후법안'을 의결·통과시켰기 때문이다.

23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2020년까지 EU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0% 줄이고 △전체 전력생산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충당하는 등 내용을 담은 온실가스 감축안을 통과시켰다.

조세 마누엘 바로소 EU 집행위원장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을 위해) 2013년부터 매년 600억유로(약 83조72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요금도 오를 전망이다. IHT는 "발전소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줄이기 위해 드는 비용만큼 전기요금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인상폭도 10~20% 안팎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기후법안에 대해 EU 집행위 내부에서는 물론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 관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귄터 페르호이겐 EU 집행위 부위원장 겸 산업 집행위원은 이번 기후법안에 대해 '경제적 자살행위'라며 "다른 나라도 이처럼 강한 기후정책을 도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시멘트업을 비롯해 알루미늄·제지·화학업종 등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 관계자들도 즉각 반발했다. 온실가스 규제가 자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중국·인도의 경쟁 기업에게 뒤쳐질 것이 걱정된다는 이유에서다.

EU 철강업 연합의 대표이자 유럽계 철강기업 코러스의 최고경영자인 필리페 바린은 "우리가 (온실가스 규제를 피해) 유럽 바깥으로 생산설비를 옮기고 제품을 다시 EU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철강업계는 법안 통과 직전까지 "생산 설비를 유럽 바깥 지역으로 옮기겠다"며 스타브로스 디마스 EU 환경 집행위원에게 으름장을 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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