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앉은 李·朴 "공정한 공천" 공감(종합)

머니투데이 오상헌 머니투데이, 김성휘 머니투데이 | 2008.01.23 18:26

中특사 보고 자리 뒤 독대.."화기애애·신뢰 속 대화"

18대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한나라당이 극심한 내분을 겪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표가 23일 만나 "공정한 공천이 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열린 중국 특사단 접견 자리에서 약 20여분간 따로 독대해 '4.9 총선' 공천 문제에 대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박 전 대표가 전했다.

박 전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당선인께서 당에서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정하고 마땅하게 그렇게 (공천을)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저도 거기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공천) 문제는 강재섭 대표께서도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다"며 "그래서 그렇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회동에서 "나라를 발전시키고 새 시대를 여는 데 같이 힘을 합하자"고 말했고 박 전 대표도 "좋은 나라,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최대한 힘을 합해 도와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두 분이 총 55분의 면담 시간 중 20여분을 독대하면서 공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신뢰 속에서 대화가 오갔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측 유정복 의원도 "신뢰있는 대화를 주고받으셨다"고 말했다.

양자간 독대는 중국 특사단 접견 말미 이 당선인이 직접 "둘이서 할 얘기가 있다"고 말해 이뤄졌다.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간 부드러운 회동 분위기는 면담 초기부터 감지됐다. 중국 특사단과 함께 이날 오후 4시 집무실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이 당선인에게 "잘 다녀왔다"고 악수를 청했다.

박 전 대표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 결과와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인과의 만남 등 방중 성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이 당선인은 " 중국이 (한국이 한미관계, 한일관계를 강조한다고 해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박 전대표가 다녀와서 중국의 긴장이 많이 해소됐을 것"이라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유정복 의원이 "박 전 대표를 특사로 보내주신 것에 대해 후 주석을 비롯해 중국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를 하더라"고 전하자 이 당선인이 "내가 그걸 노린 것이다"고 받아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가 이처럼 공정 공천에 합의한 모습을 연출함에 따라 당내 갈등은 일단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당선인측 이방호 사무총장의 최대 현안인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인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은 공천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느냐는 질문에 "해소 여부를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박 전 대표께서 전하신 그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공심위 구성안을 마련, 24일 최고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공천심사위원회는 외부인사 6명, 당내 인사 5명 등 11명으로 구성되며 경선 당시 후보 검증위원장을 맡았던 안강민 전 서울고검장이 위원장으로 내정됐다.

당내 인사로는 당연직인 강창희 인재영입본부장과 이종구(서울 강남갑), 임해규(경기 부천원미갑), 김애실(비례대표) 의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인사에는 강혜련 이화여대 교수(17대 총선 공심위원), 김영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동대표 등이 거론된다.

박 전 대표측에서 반대했던 이 사무총장을 포함시키는 대신 외부 인사 가운데 박 전 대표측 추천 인사를 배려하는 선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았단 얘기도 나온다.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가 회동 전 물밑 접촉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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