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계속 투자, 거치식 기다려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1.24 08:40

전문가가 보는 펀드전략…신규투자는 시기 가늠할 것

글로벌 증시의 불안이 이어지면서 펀드투자자들도 고민에 휩싸이고 있다. 최근 투자한 돈에서는 손실이 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종목도 아닌 펀드를 덥썩 환매하는 것도 현명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고민이 안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펀드는 특성상 장기투자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수익률이 다소 회복됐다고 대량환매에 동참하는 것은 손해만 키우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투자는 인내가 필요한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 기회를 빌어 펀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적립식투자자=적립식펀드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펀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최근 약세장에서 싼 가격으로 주식을 많이 살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향후 반등시 효과가 크다는 지적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적립식펀드는 코스트 에버리지(평균매입가격 하락) 효과가 있어 주가 조정기가 비중을 높이는데 좋은 찬스"라며 "적금을 오랜기간 넣는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결국 높은 수익률을 손에 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 차장도 "적립식펀드는 월마다 다른 기준가로 펀드를 매입해 평균적인 값을 구하는 측면이 있어 하락장에서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최근 장세에서 불안감때문에 추가 불입은 못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적립식은 계속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파트 연구원도 "약세장에서는 적립식 접근방법이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거치식투자자=거치식 투자자들은 일단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라는 진단이다.

굿모닝신한 이 차장은 "단기적으로는 수익률 개선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기 힘들것으로 보여 당분간 굉장히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것"이라며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1년 이상 기다리는 자세로 대응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차장은 "펀드에 오랫동안 가입해 고수익을 낸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조금 올랐다고 환매해 시간비용과 수익 모두를 놓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는게 특징"이라며 "적극적인 자산배분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상승장을 기다리는 내성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미국 금융당국의 대응이 발빠르게 이어지고 있으며 불안심리도 다소 걷히는 모습을 보여 추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메리츠증권 박 위원도 "섣부른 환매는 수익률 악화만 가져오는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며 "원래 투자기간이 짧으면 불안하기 마련이며 펀드에 처음 투자시 3개월만 투자하려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없어 보이거나 상승 탄력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이나 섹터펀드는 비중을 축소하거나 일부 정리하는 등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펀드수익률이 다소 회복된 뒤 무작정 환매를 시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하반기에는 국내외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각종 분석이 많이 나오는만큼 기대를 가지고 장기보유하는 전략이 최선이라고 내다봤다.

◇신규투자자=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자 시기를 가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글로벌증시가 여전히 불안정한 데다 본격적인 상승이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 투자시기를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메리츠증권 박 위원은 "신규 투자자들은 글로벌 증시가 잠잠해진 뒤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나서 투자에 뛰어드는 '보수적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수적 전략'에 담긴 의미는 잠시 현금을 확보하고 '때를 기다리라'는 완곡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굿모닝신한 이 차장도 "현 장세를 보면 기술적 반등 외에는 시장을 되돌릴만한 재료가 없다"며 "신규 펀드투자는 잠시 여유를 갖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굳이 환매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환매수수료와 환매 시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환매수수료가 없다. 수익이 난 경우에는 가입시 보수를 떼는 선취형은 90일 미만에는 이익금의 70%, 90일 이상 180일 미만에는 이익금의 30%를 운용사가 가져간다.

환매액은 국내펀드는 3시 이전에 환매신청을 하면 당일 펀드 기준가로 계산하고, 3시 이후 환매할 때는 다음날 기준가로 계산한다.

국내펀드는 일반적으로 환매 3일 후에 돈을 찾을 수가 있다. 그러나 해외펀드는 환매시 신청 후 7일~9일 이후 찾을 수 있다.

환매시 바로 돈을 내주지 않는 이유는 운용사가 펀드에 속한 종목을 팔아 환매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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