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RB, 금리 '기습인하' 그럴만 했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1.23 10:47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2일(현지시간) 75bp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당초 예상보다 일주일 빠른 불시작전이었다. 대부분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습 금리 인하는 연준이 최근 경제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최소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벌어지는 디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도 엿볼 수 있다.

연준이 사실상 경기 후퇴 우려를 자인함으로써 이를 바라보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경기 불안도 증폭됐다. 공격적인 행보에는 그만한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연준의 기습 금리 인하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기 전 진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모노라인으로 불리는 채권보증업계의 재정 압박과 은행권 부실, 소비자-기업 신뢰 하락, 고용시장 악화, 추가 신용경색 등 악재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 속에서 나온 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과 30일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날 금리 인하는 '기습'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연준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이다. '일주일 뒤'보다 '지금 당장'의 반향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편 기습 금리 인하로 연준의 능력은 재검증받게 됐다. 기습 금리 인하는 금리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을 한층 높였을 뿐 아니라 연준 스스로 비상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인하는 계기가 됐다. 연준은 또 시장 압박에 굴복, 인위적인 개입에 나섰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일주일을 앞당긴 연준이 과감했는지 아니면 성급했는지에 대한 정답은 곧 시장이 제시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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