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금리 인하는 연준이 최근 경제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최소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벌어지는 디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도 엿볼 수 있다.
연준이 사실상 경기 후퇴 우려를 자인함으로써 이를 바라보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경기 불안도 증폭됐다. 공격적인 행보에는 그만한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연준의 기습 금리 인하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기 전 진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모노라인으로 불리는 채권보증업계의 재정 압박과 은행권 부실, 소비자-기업 신뢰 하락, 고용시장 악화, 추가 신용경색 등 악재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 속에서 나온 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과 30일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날 금리 인하는 '기습'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연준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이다. '일주일 뒤'보다 '지금 당장'의 반향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편 기습 금리 인하로 연준의 능력은 재검증받게 됐다. 기습 금리 인하는 금리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을 한층 높였을 뿐 아니라 연준 스스로 비상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인하는 계기가 됐다. 연준은 또 시장 압박에 굴복, 인위적인 개입에 나섰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일주일을 앞당긴 연준이 과감했는지 아니면 성급했는지에 대한 정답은 곧 시장이 제시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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