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긴급처방 '패닉'을 잠재우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1.23 08:27

美FRB 금리 75bp 전격 인하…기관의 선택은

급하기는 급했던 모양이다. 이머징마켓주식이 유례없는 대폭락장을 연출한 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개장전 긴급처방을 내놨다. 50bp정도의 예상을 웃도는 7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 재할인율도 75bp내렸다.

당장 금융시장은 '약발'을 받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개장전 선물시장이 대폭락을 예고했고, 증시도 급락출발했지만 장 중반 서서히 일어났다. 개장초 뉴욕 다우지수가 400포인트까지 밀리는 급락세를 연출했지만, 장중 반등하면서 낙폭을 128.11포인트로 줄였다.

유럽 역시 금리인하 기대감이 나오면서 일제히 반등, 6일만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영국 FTSE100지수는 2.86%급등했지만,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독일 DAX30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언 발에 오줌누기'일 지언정 일단 약발은 꽤 강했다. 금융시장은 실물경제와는 분명 다른 패턴으로 움직이나보다. '불확실성'이나 '위기감'이 실물경제의 내재적가치(Intrinsic Value)를 흔들지는 못하지만, 금융시장은 얼마든지 '패닉'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불안으로 하락한 만큼은 반등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한국증시도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1600이하 지수를 한국증시의 펀더멘털이나 기업이익과 연결지어서 생각하기는 쉽지않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불안이 증시를 내리눌렀고, 처방 역시 효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금리인하가 딱이었다.

다만 기관의 선택이 중요하다. 이미 실탄을 확보한 투신에 8조 넘는 실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연기금이 가세하면 반등폭은 크게 이뤄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의지다. 철강,조선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외인의 강한 매도에 IT,금융,내수주에 소극적 매수로 대응하던 기관들이 어떤 주식을 반등의 1순위로 꼽을지 주목된다.

전일까지 투신권에서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식의 냉소마저 감지됐다. 소신있는 매니저들이 주식을 사자고 하고 싶어도 따가운 눈총탓에 목소리를 높이기 어려웠다. 14일까지 7%정도 현금을 들고 있었고, 현재 현금비중은 더 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폭락장은 투신권에도 더 할 나위없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부 가치주펀드 매니저들 뿐아니라 성장형 펀드매니저들도 이미 저평가된 주식사냥에 나섰다.


개장을 앞둔 22일 증권가에도 '패닉'은 일단 진정됐다는 시각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세계 동시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패닉은 진정될 것"이라며 "초단기적으로 4~5일 V자로 반등한 뒤 점진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전략적으로 1,600P 밑은 매력적"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 10배(1,570P)와 세계증시 대비 현저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5배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펀드런에 대한 우려도 과하며 외국인 매도의 완결은 아니지만, 잦아드는 시점은 맞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단기 반등이후에는 장기적으로 아시아 내수소비 성장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산업재와 소재의 비중축소와 IT,내수서비스(통신, 금융, 유통)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서브프라임 부실의 결과물은 앞으로도 속속 등장할 것이다. MBIA와 같은 부실고백과 상각은 앞으로도 시장을 계속해서 옥죌 것이다. 아울러 미국정부를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정책적은 대응도 계속될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앞으로도 1%포인트의 금리인하여력이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위기와의 싸움 속에 투자심리는 악화와 개선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수가 바닥권을 형성한 곳에서 반등과 하락을 적절히 이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기준가가 낮아진 시점에 운용스타일이 일관된 펀드를 골라 과감히 투자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장의 긍정적인 시각 하나를 전하면서 개장을 맞이한다. 전일 폭락장에서 던진 권구훈 골드만삭스 상무의 말이다.

"이번 경기침체는 미국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미국만의 특수한 침체입니다. 6~9개월 정도의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를 예상하고 있죠. 기존의 침체기에는 먼저 원자재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번에는 원자재가격이 여전히 견조합니다. 전세계 투자사이클이 악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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