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폭락, 활황장 끝나나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1.23 08:44
전세계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국증시도 동반 급락하면서 수년 간 계속된 활황세가 끝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주 급락세가 앞으로 수주간 매도세를 불러 올림픽을 앞두고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극도의 패닉에 빠지면서 이번 주 들어 미국을 비롯한 유럽, 아시아증시는 도미노 급락세를 연출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2일 전일대비 7.2% 하락하는 등 이틀간 12.3% 빠졌다. 선전종합지수와 항셍지수도 각각 12%, 14% 넘게 밀렸다.

징 울리히 JP모간 중국 주식담당 회장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이런 급락세는 10년만에 처음"이라며 "상당히 중요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 후반 대량 매도 사태 후 중국증시는 근 10년동안 약세장을 이어왔다. 2006년 들어서야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정부 정책에 힘입어 반등하기 시작했고 개미 투자자들이 물밀듯 밀려들며 중국증시는 지난 2년간 전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울리히는 그러나 중국 증시가 강세장 끝물에 들어섰다고 말하긴 아직 이르다며 다만 세계 경제 둔화로 중국 경제의 성장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증시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널뛰기하는 증시를 안정시키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을 휘감았던 주식투자 열풍을 고려할 때 급격한 조정은 사회 동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사적인 이벤트인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증시 폭락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이다.

살인적인 식료품 가격 상승과 신용시장 경색 등 악재가 즐비하지만 중국 경제는 이를 견뎌낼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지만 우려할 수준을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문제는 투자자들의 심리라며 중국증시가 빠른 시간에 급성장했고 여전히 투기 세력이 넘쳐나 심리적인 불안감을 이길 정도로 성숙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작은 충격에도 큰 등락폭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유럽인터내셔널비즈니스스쿨(Ceibs)의 자오 교수는 "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6~7월 큰 손들이 이익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최대 악재"라며 "이것이 투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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