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도가 막바지에 다다른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1.22 17:04

경기민감주 '팔 펀드는 다 팔았다'…매도 시점도 지나가

외인매도세가 언제까지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22일 골드만삭스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국내증권가 일각에서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직 외인비중이 31%에 달하는 만큼 얼마든지 더 팔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제스처'에 속으면 안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외국계증권사의 반응을 보면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쪽에 무게감이 실린다. 이미 '팔 만한 펀드들은 다 팔았다'는게 그들의 설명이다.

임태섭 골드만삭스증권 대표는 "장기투자하는 대형 뮤추얼펀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외국계 펀드가 보유주식을 팔았다"며 "전통산업주 등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도는 거의 마무리된 것 같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2000년과 2003년 한국주식을 급격히 사들였던 외국계펀드들은 대부분 매물을 소화했다고 분석했다. 경기침체기에는 철강·IT·조선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비중을 줄이기 마련인데, 이미 상당부분 비중축소가 진행됐다는 것. 실제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이 한국시장에 대해 '비중축소'의견을 내놓은지 오래다.

그 대표적인 예가 POSCO. 임 대표는 "경기에 민감한 한국의 전통산업주에 대해서는 팔만한 펀드는 거의 물량을 청산했다"고 진단했다.

대신 대형 뮤츄얼펀드는 아직 한국주식을 파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주 식에 장기투자하는 이 펀드들은 팔려는 움직임이 없으며, 하물며 팔려고 해도 지금 지수로는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많은 헤지펀드들이 경기순환의 위험을 한국 시장에서 주식을 숏(공매도)하는 전략을 통해 해소하려고 한 것 같다"며 "헤지펀드의 숏셀링 탓에 매도 속도가 빨라졌던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UBS의 시각도 비슷하다. 장영우 UBS증권 한국대표의 설명을 빌자면 과거 글로벌펀드,매크로 펀드 등 한국을 인덱스에 포함하지 않는 펀드들이 싼 한국주식만을 별도로 매입했었다. 한국시장은 이머징마켓에 분류돼 있어 원칙적으로 투자하지 않지만 POSCO등 대형우량주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투자했다는 것. 그러나 이 물량은 대부분 청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장영우 UBS증권 한국대표는 "얼마전까진 글로벌, 매크로 펀드들이 한국주식을 청산한 물량이 많았고, 최근들어서는 이머징마켓 펀드들이 주로 매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한국시장에 남아있을 외인 펀드의 비중은 전체증시의 29%에 달한다. 앞으로도 10조원 가량의 매도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 임 대표는 "더 팔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했다.

두 대표 모두 최근 매도세는 '헤지펀드', '이머징마켓'펀드에서 많이 나오는 것이며 이미 매물은 많이 소화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주식을 많이 파는 이유는 유동성이 좋아 팔고 나가도 충격이 덜하기 때문이라는 건데 이머징마켓 비중을 줄일 때 한국이 '매를 먼저 맞은 셈'이다. 특히 한국 선물시장의 유동성은 브라질과 함께 이머징마켓에서 가장 최상위 수준이다. 최근에는 투심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외인들은 중국과 인도주식 역시 팔고 있다.

외국인들은 현물을 팔 때 헤지용으로 선물을 먼저 매도하는 전략을 많이 활용한다. 선물을 먼저 매도하면 현물매도로 인한 주가하락시 상대적인 차익을 얻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물매도는 추가적인 현물매도의 신호탄이 되곤 한다.

그러나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규모는 18일 3176계약, 21일 386계약에서 22일 54계약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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