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증시 이틀째 폭락,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1.22 15:28

'연준發 위기극복-글로벌 디커플링-견조한 기업실적' 믿음 깨져

증시가 연이틀 추락하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21일에 이어 22일에도 증시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은 미친듯이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패닉'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침체 국면이다.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던지고 채권과 스위스 프랑화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 대상으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미국 국채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정크본드 수익률은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보다 7%p나 급등했다. 지난 2003년 4월 이후 최대 금리 스프레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처음 나타난 이후 1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러나 많은 일이 발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도율 급증은 신용시장 경색으로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결국 시장 개입에 나서 지난 9월 이후 기준금리를 3차례에 걸쳐 4.25%로 1%p 인하했다.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를 비롯한 대형 금융기관들은 잇따라 대규모 상각을 발표했고,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국 정부도 압력에 굴복,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위기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 하락이 가세하면서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할 것이란 공포감이 시장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주식 투자자들을 떠받쳐온 믿음은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구원투수 역할 △ 미국 경제와 나머지 국가의 디커플링(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중국 인도 등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의 강한 성장세가 이를 상쇄할 것이란 믿음) △ 여전히 견조한 기업 실적과 소비 등 3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3가지 믿음이 송두리째 흔들리면서 증시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연준은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0.5%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에는 연준이 너무 늦게 움직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실제 금리 인하 효과가 경기 부양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평균 12~18개월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미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면서 미국의 부진을 상쇄해줄 것으로 기대되던 나머지 국가들의 성장세 마저 둔화 위기에 직면했다. 이미 유럽과 일본 경제는 미국 침체 영향에서 빠져나올수 없을 것이란 회의론이 등장하고 있다.

수출과 4분기 경제성장률이 급락한 싱가포르처럼 이미 아시아 경제는 미국 침체에 심각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디커플링'의 대명사 중국과 인도 증시도 미국발 혼란에 직격탄을 맞으며 이틀째 폭락세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 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미국이 침체에 빠지는 것을 방어해왔던 소비마저 주택 가격 하락으로 둔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속에서 위기 타개를 위해 지난 18일 경기부양책의 윤곽을 발표했다. 주로 감세를 통한 소비 진작책이다. 이는 평상시 같으면 주가 상승을 유도할 호재다. 그러나 이날 발표는 오히려 기대에 못미친다는 실망감을 안겨주며 시장에서 악재로 돌변했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취약하다는 반증이다.

유럽 증시와 아시아 증시는 전고점대비 20% 이상 급락하며 약세장 초기단계에 진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80개 증시중 절반에 가까운 38개 증시가 이미 전고점보다 2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2000~2002년 3년간 지속된 약세장은 투자자들에게 혹독한 경험을 안겨줬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약세장이라 부르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2003년 3월부터 2007년 6월까지 4년 3개월간 지속된 상승장이 별다른 조정없이 지속돼옴에 따라 좀 깊은 조정을 받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하락세가 너무 가파르다 보니 반등도 예견할 시점이다. 지금이 조정장인지 아니면 약세장인지 여부는 반등 강도가 어느 정도 지속될 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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