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는 22일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미국 엑손 모빌(ExxonMobil)에서 구자영씨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엑손 모빌에서 R&D 업무를 담당하던 구 사장은 SK에너지가 올초 조직 개편을 통해 출범시킨 P&T(전략기획& 글로벌 기술) 사장으로 활약하게 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구 사장이 신성장동력 발굴과 R&D 분야를 강화를 위해 만든 P&T 부문을 이끌 경험많은 전문가라고 판단해 영입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가 동종업계 최고 기업에서 전문가를 영입했다면 농심과 현대상선은 전혀 다른 업종의 전문가를 구원투수로 데려왔다. 문제는 업종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얘기다.
농심은 지난 13일 손욱 삼성SDI 상담역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손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전관(현 삼성SDI), 삼성인력개발원 등을 거친 인물로 주종목이 '전자업종'인 사람이다.
전자업종에서 뼈가 굵은 손 회장이 식품회사로 옮기게 된 것은 농심그룹의 오너인 신춘호 회장의 요청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건립한 연구개발 전담 R&BD(Reserch & Business Development)센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이 손 회장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 인연이 돼 회장으로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도 전혀 다른 업종의 전문가를 새로운 수장으로 데려왔다. 현대상선은 산업공학 석사 출신으로 미국 신시내티전자, 한국유리공업 부회장을 지낸 김성만씨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현정은 회장은 김 사장의 도덕성을 높이 평가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김 사장이 경실련의 경제정의기업상, 공인회계사회의 투명경영대상을 수상하는 등 원칙적이고 투명한 경영으로 대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와 현대그룹이 추구하는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정착시킬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직 관료들의 공직경험을 활용하려는 인사도 연초부터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을 인재개발원장(사장)으로 영입했다. 대기업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출신 인사를 영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정 전 수석의 영입은 정몽구 회장이 직접 추진했다. 정 전 수석은 여수 엑스포 유치위원회 상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정 회장과 인연을 맺었고 정 회장은 정 전 수석이 청와대 인사수석 재임 당시 보여준 능력을 높이 사 인재개발원장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지낸 유종근 전 전북지사는 대주그룹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유동성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주그룹 허재호 회장이 요청 해 전격적으로 이뤄진 인사다. 유 회장을 통해 채권금융기관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자금유치를 통해 그룹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평가다.
유 회장은 "IMF 당시의 외채협상 경험을 살려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고 내실 위주의 경영을 통해 그룹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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