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특검, 김경준 조사에서 성과 낼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08.01.22 15:55

BBK 의혹 본격 수사, 검찰 수사결과 뒤집을지는 미지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구속 수감중인 김경준 전 BBK 대표를 22일 처음으로 소환했다. 김씨 소환은 특검 츨범 1주일 만으로 그동안 기록 검토작업을 벌이던 'BBK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를 의미한다.

김씨는 이날 오후 1시50분께 강남구 역삼동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두하면서 "억울합니다. 국민들께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김씨를 여러차례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뭘 조사하나 = 김씨는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특혜분양 의혹을 제외한 특검 수사의 모든 부분과 연결돼 있다. BBK를 통한 주가 조작 및 횡령 의혹을 비롯해 도곡동 땅 및 (주)다스의 지분관련 의혹, 검찰의 회유·협박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이중 BBK와 도곡동 땅 의혹은 검찰에서 한 차례 걸러진 부분이다. 검찰의 김씨에 대한 회유·협박 의혹은 'BBK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과 당시 지휘라인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야 한다.

BBK 주가조작 부분은 윤강배.이건행 특검보가 맡는 1팀이, 도곡동 땅 부분은 이상인.김학근 특검보가 지휘하는 2팀이 수사하며 이건행.최철 특검보의 4팀이 회유 및 협박 의혹을 수사한다. 팀별로 배치된 파견검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1팀과 2팀은 검찰에서 넘겨받은 기록을 토대로 BBK 주가조작과 도곡동 땅 및 (주)다스의 지분관계 전반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김씨 입을 통해 검찰 수사에서 미진했다고 판단되는 부분과 재판 과정에서 김씨가 주장한 내용 등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회사 인수를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오른 것이며 횡령 및 문서위조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


김씨의 이같은 주장은 특검에서도 되풀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검찰의 공소사실과 김씨의 상반되는 주장을 면밀히 검토, 다시한번 해석해야 하는 게 특검팀에게 놓인 과제다. 이 과정에서 이 당선인에 대해 불기소처분한 검찰의 결정도 특검팀은 다시 살펴봐야 한다.

김씨에 대한 검찰의 회유.협박 의혹은 특검팀에게 민감한 부분일 수 밖에 없다. BBK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은 김씨의 회유. 협박 주장을 보도한 언론 매체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기도 했다.

특검팀이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는 김씨 외에도 당시 수사 검사들을 직접 조사하는 방안을 예상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김씨와 수사 검사들간의 대질조사도 검토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가시적인 수사 성과는 미지수 = 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최장 40일, 수사 발표는 이 당선인의 취임 전인 2월25일 이전에 나와야 한다. 남아있는 수사 기간은 구정 연휴를 포함해서 30일 남짓이다.

이 때문에 특검팀이 상암 DMC 의혹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큰 성과를 내기 어렵지 않느냐는 분석이 많다. DMC 의혹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결정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김경준씨가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검찰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이 튀어나올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검찰 최정예 수사팀이 집중적으로 수사한 내용이 1달여의 짧은 수사로 뒤집힌다는 것은 예상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결국 상암 DMC 의혹을 제외한 특검 수사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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