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해외펀드 환헤지의 '역습'

더벨 이승우 기자 | 2008.01.22 14:57

투신권, 글로벌 주가 급락하자 달러 선물·선물환 전방위 매수

이 기사는 01월22일(14:4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세계 주가 폭락으로 그동안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해외펀드 환헤지가 풀리면서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투신사들이 헤지비율 조정을 위해 미리 팔았던 달러를 대규모로 되사들이고 있다.

22일 삼성선물에 따르면, 이달 들어 달러 선물시장에서 국내 투신권은 2만9000계약 을 순매수했다. 한 계약이 5만달러로 총 15억달러어치에 이르는 달러를 순수하게 사들인 것이다.

투신권은 여기에 더해 은행을 통해서도 달러 선물 순매수 규모 이상의 선물환 매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계은행 한 외환딜러는 "기존 선물환 매도 형식으로 해외펀드 환헤지를 해놓았던 투신권이 이를 언와인딩(헤지를 다시 풀기)하는 방식으로 선물환 매입을 하고 있다"며 "그 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투신권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투자 자산의 가치가 크게 떨어져 기존 환헤지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펀드 판매시 고객들과 약정을 맺은 환헤지 비율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억원으로 설정된 해외펀드의 경우 해외 투자 초기 80%에 해당하는 80억달러를 선물(환) 매도의 형태로 헤지한다. 그러나 자산가치가 80억원으로 하락했을 경우, 80억원의 80%에 해당하는 64억원에 대한 헤지만 하면돼 이미 헤지한 금액(80억원)에서 16억원어치 헤지를 풀어야(달러 매입) 한다.

결국 헤지를 푸는 만큼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 압력을 주는 것이다. 높은 비율로 책정된 해외펀드의 환헤지 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리며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작년 11월 발표한 '2007년도 국내펀드 및 해외펀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9월말 현재 해외투자펀드의 외화자산평가액은 831억6000만달러다. 이중 81.4%인 676억7000만달러가 환헤지되어 있다.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환헤지 비율이 매우 낮았지만 감독당국의 권고가 나오면서 거의 100%에 가까운 헤지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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