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전망 하면 뭐해"…'무용론' 대두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8.01.22 13:44

증권사들 지수전망 일제히 무너져…"서브프라임을 얕본 게 실책"

증시가 연일 폭락하며 전문가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1600선이 힘없이 무너지며 전문가들의 지수 전망이 '단순히 참조사항'임을 재차 확인시켰다. 지난해말 각 증권사들이 내놓은 지수전망에서 현재까지 '유효한' 분석은 교보증권(1500~2300) 밖에 없다. 다른 증권사들은 지수급락에 따라 잇따라 전망을 낮추기 시작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지수전망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에서도 이 같은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리서치센터장은 "워낙 통제해야 할 변수가 많은 데다 외국인의 움직임을 가늠할 길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지수 전망 자체를 포기하고 종목별·변수별 분석 및 대응에 주력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까지 각 증권사에서 내놓은 전망치들이 들어맞은 것은 10% 수준도 안 될 것"이라며 "한꺼번에 뭉뚱거린 지수보다는 핵심 변수 및 참조사항, 그리고 투자유망 종목 및 업종을 보다 상세히 제시하는 패턴으로의 전환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말과 올초에 걸쳐 각 증권사들이 제시한 지수전망은 최근 급락장에서 깨져 버렸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위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그 위력을 과소평가했고, 결국 '선무당'이 돼 버렸다. 지수 전망에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충격이 실제 경기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증권사는 거의 없었는데, 이런 우려가 대두되며 글로벌 유동성을 급격히 축소시키고 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서브프라임 충격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솔직히 이처럼 급격하게 시장충격을 줄 지는 몰랐다"며 "게다가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이 미국을 대신해 '갭'을 메워줄 것이란 먼 미래의 일에 지나치게 기대를 거는 시각도 잘못된 지수 전망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심리'와 '기대'를 가까운 현실로 여기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오류를 범했다는 자책이다.

또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차라리 이럴 때는 외국계처럼 '0000선은 지킬 것', '저점확인 국면 돌입' 등으로 상황별 대응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며 "투자 변수를 통제하는 능력에 회의를 느낀다"고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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