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IPTV 시장진출 호재? 악재?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08.01.23 08:13

망도없이 7월서비스 '섣부르다'..통신업체들 "무임승차 안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오는 7월부터 IPTV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포털업체가 망사업자와 제휴없이 단독으로 IPTV 시장에 뛰어든 것에 대한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사업범위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다음 IPTV는 기대를 걸만하다. PC 범주에 머물렀던 포털 비즈니스 영역이 거실에 있는 TV로 확대됐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또, 다음은 TV뿐 아니라 모바일 디바이스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태세여서, 사업이 성공하게 된다면 다음의 포털사업은 '날개'를 다는 격이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강하다. '불확실성' 투성이라는 것이다. 당장 IPTV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망(네트워크)'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음은 이 대목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만다. 3월말까지 IPTV특별법 시행령이 마련되면 '망동등접근성'이 보장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로 얼버무리고 있다.

설령 법령에 '망동등접근성'이 보장된다고 해도 망사업자의 입장은 다음에 망을 빌려주는 것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부 망사업자는 '더이상 프리라이딩을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비친다.

망을 빌리는 것 자체도 불투명할뿐만 아니라, 망을 빌린다고 해도 '망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KT나 하나로텔레콤이 제공중인 IPTV보다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 다음의 IPTV 사업을 '반쪽짜리'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망사업자 "무임승차? 용납못해"

유선망을 보유한 통신업체들의 입장은 단호한 편이다. 매년 수천억원씩 쏟아부어가며 구축해놓은 망을 인터넷기업에게 무상으로 빌려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포털업체들이 통신업체의 망에 무임승차해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유선통신업체들이다.

KT의 경우, 오는 2010년까지 전국 가입자망을 100Mbps 속도의 댁내광가입자망(FTTH)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에 따라, 총 1조2000억원의 돈을 쏟아붓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역시 망고도화를 위해 한해 수천억원씩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남에게 공짜로 망을 빌려주기 위해서 돈들여 투자하는 기업이 어딨냐"면서 "다른 사업자의 망을 빌려서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수년간 공을 들여 메가TV·하나TV 등 주문형비디오(VOD)중심의 프리(Pre) IPTV를 앞세워 시장의 싹을 틔우고, 법제정을 통해 IPTV 상용화의 길을 닦아놓은 마당에 인터넷기업들이 무임승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신사업자들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다음은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개방형 IPTV 방식인 가칭 '오픈IPTV'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도 끌어들여 포털같은 '마당'을 제공하겠다는 게 요지다. 한마디로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열겠다는 의미다.


망을 확보했느냐는 물음에 다음 관계자는 "세계적 추세가 망동등접근성 보장으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만일 그렇지 않으면 이용요금 배분 등의 방식을 통해 통신업체와 합리적인 협의점을 찾겠다"고 했다.

◆배보다 배꼽...요금경쟁력 "글쎄"

다음이 가장 중요한 망확보에 대해 이처럼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망중립성'이 법적으로 보장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망중립성'은 누구나 자유롭게 망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물론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망에 전혀 투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망투자에 대한 책임도 일정부분 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해외에서 논의중인 '망중립성'도 이런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망중립성'이 법적으로 보장된다고 해서 다음이 망이용대가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망을 보유한 KT와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에 비해 가입자가 물어야 하는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 망을 가진 통신업체들도 경쟁이 치열해 원가이하의 가입비를 받고 있는 게 IPTV 시장의 현실이다.

이에 대해 통신업체 한 관계자는 "경쟁력있는 요금구조를 마련하려면 다음의 수익구조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이 망이용대가를 비롯해 모뎀임대비용 그리고 상당기간 손해를 감수하며 막대한 마케팅 비용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다른 통신업체 관계자는 "현재 망중립성이 법적으로 보장된 것도 아니고, 법제화되더라도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문제"라며 "망을 제공할 의무도 없는데 굳이 IPTV 경쟁사에게 망을 빌려줄 까닭이 뭐냐"고 되물었다.

콘텐츠 수급도 '수익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지상파방송3사는 IPTV로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편당 과금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IPTV 자체는 '콘텐츠 경쟁력'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KT와 하나로텔레콤은 현재 콘텐츠 확보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다음의 IPTV 사업은 오는 7월 서비스 이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음이 만일 망사업자인 통신업체와 원만한 해결점을 찾지못하고 서비스를 강행할 경우 과거 LG파워콤의 하나로텔레콤 망차단과 같은 극단적인 충돌을 일으킬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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