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지수 함정서 탈출하라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01.22 11:55

코스피 1600은 지지…가치투자로 길게 보면 성공한다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갭하락하면서 차트위에 '외딴 섬'을 만들었다.

지난해 8월16일 대폭락의 절정기에 보였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투자자들은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가치투자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왔다는 관측도 있다. 코스피지수는 어차피 상징적 의미다. 극단의 공포에 연연하기 보다는 냉정하게 사냥에 나서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2일 오전 11시4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624.30로 전일대비 3.52%(59.33p) 떨어지고 있다. 미국증시가 마틴 루터 킹 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전일 유럽증시가 대폭락하면서 후폭풍이 크게 작용한 모습이다.

전일 영국증시는 5.48% 폭락했고 독일(7.16%↓)과 프랑스(6.83%↓), 러시아(7.38%), 브라질(6.60%)에 이르기까지 대폭락의 예외는 없었다.

우리증시도 이 영향으로 오늘 장출발과 함께 갭하락(전일 종가보다 당일 시가 큰 폭 밀리며 차트상에 공백이 나타나는 현상)을 연출했다.

◇1600 붕괴를 원하는 투자자는 없다

그러나 오전 장 한때 1602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이후 만회됐다. 1600이 무너진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엄청난 투매와 펀드 환매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기관과 개인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1600이 붕괴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1600이 무너질 경우 투심이 완전히 꺾인다고 가정할 때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더없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신흥국가 중에서 환금성이 가장 '매력적인' 한국증시가 아니던가.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오전11시 47분 현재 3063억원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기관들이 오늘 주식을 사는 속내에 '저점 매수의 기회'라는 측면이 강한지 '1600을 방어하겠다'는 심리가 강한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분석보다는 실제로 벌어지는 '현상'이 중요한 때다. 1600은 일단 지켜졌고 이제 우리증시는 저점의 마지막 끝자락에 서있다는 관전평이 많다. 아직 바닥은 아니라고 해도 적어도 지금은 바닥 근처에 와 있는 것 만은 분명하다. 극단의 공포로 펀드 환매나 투매만 없다면 바닥다지기는 가능해 보인다.

이제 확인해야 하는 것은 당장 내일 새벽 미국증시의 흐름과 이달말 미국 금리인하폭, 내달초로 예정된 미국 고용지표 등이 꼽힌다.

◇지수에 쫓기지 말고 시간에 여유를 가져라


이런 상황에서 가치투자자들은 극단의 공포보다는 냉정하게 우량종목 매수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어차피 코스피지수는 상징적 의미라는 것이 가치투자자들의 지적이다. 지금은 지수의 함정에 빠지기 보다는 냉정하게 이번 쇼크의 사냥감을 잡아야 할 때라는 주문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시장은 항상 예상보다 많이 빠지고 예상보다 많이 오르지만 현재는 상당히 과도하게 주가가 떨어진 상태"라며 "펀드나 주식에 물려있는 사람은 매도를 자제하고 반등이 세게 나올때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하이닉스가 반등하는 등 일부 종목은 이미 바닥을 쳤고 종목별로 시기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바텀업(Bottum-up)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외부영향을 덜 받는 종목 중에서 시장지배력이 뛰어나거나 독과점, 기술력 우수 종목을 분할매수할 시기"라고 했다.

그는 "증시가 폭락할때는 본인의 성향과 투자철학, 포트폴리오를 되새겨보고 자산 100%를 주식형펀드에 넣었거나 성장형펀드에 올인한 사람들은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전무는 "지금은 미래전망이나 증시 안팎의 환경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기업의 내재가치만 보고 투자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가치투자 대가로 꼽히는 A투신운용 B본부장도 "현 주가라면 추가 하락을 감안해도 매수하기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IMF 경제체제 이후 우리증시의 폭락을 여러번 경험했지만 쇼크로 밀릴 때 주식을 사서 손해를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1600 초반대까지 밀리면서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하의 알짜 종목이 한결 많아졌다"며 "지금은 개인투자자들이 무엇보다 시간을 오래 가져간다면 반드시 좋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찬스"라고 했다.

그는 주가수익비율 10배 이하 종목으로 자산가치가 뛰어나며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주 타깃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보통주에 비해 현격히 저평가돼 있는 우선주도 주목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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