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ABC]분화시계 돌리는 '역분화'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8.02.01 17:10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가 되지 않아 모든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만능세포를 말한다. 이런 줄기세포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어떤 조직으로 변할지 그 운명이 결정되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의 세포덩어리'다. 더구나 줄기세포는 끊임없이 분열, 자기복제를 하며 증식하는 성질을 갖는다.

이런 줄기세포의 성질을 잘 조절한다면 잘못되거나 늙은 세포를 새로운 정상세포로 바꿔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줄기세포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요는 줄기세포가 가진 '지속적 자기복제'와 '만능 분화능력'을 '얼마나 윤리적으로, 얼마나 안전하게' 이용하느냐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일본과 미국 등에서 역분화를 통한 인공 줄기세포 생성법이 보고돼 큰 이슈가 됐다. 이들의 방법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두고 벌어진 큰 논란 한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로 윤리성에 대한 문제다.

잉여배아나 난자 등에서 유도되는 배아줄기세포, 제대혈이나 골수 등에서 추출하는 성체줄기세포는 모두 정상적인 줄기세포다. 반면 역분화 줄기세포는 말 그대로 분화과정을 꺼꾸로 돌려 인공적으로 만든 줄기세포다. 이미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리프로그래밍해서 역분화하자 자연적인 줄기세포 비슷한 세포가 재현된 것이다. 제대로만 된다면 피부세포 같은 사람의 체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만들어내지 못하란 법도 없게 된 것.

일본과 미국의 과학자들은 4개의 전사인자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역분화에 성공했다. 바이러스를 이용해 4개의 전사인자를 쥐와 사람의 얼굴피부세포에 넣어줬고, 그 결과 역분화가 일어났다. 그런데 다시 안전성이 문제로 떠올랐다. 실험대상이 된 쥐 가운데 20%에서 여러종류의 암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역분화를 유도하는 전사인자를 세포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바이러스가 문제였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많은 유전자 치료제 역시 이처럼 바이러스 감염을 유전자 절달에 이용하고 있는데, 이 방법은 그간 암 발생 등 예상치 못한 안전성 문제가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정상 배아줄기세포도 완벽히 조절되지 못하면 분화에 문제가 발생해 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지적됐듯 역분화 방법 역시 암발생 등 안전성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현재 전세계 줄기세포 연구는 이런 안전성 문제의 핵심인 바이러스 전송방식 외 다른 방법으로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할 방법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여전히 '어떤 방식으로 안전하게 줄기세포를 제어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앞서 관계자는 "역분화 방법은 체세포에서 줄기세포로 갈 수 있게 하는 획기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분화메커니즘을 밝히고 이를 제어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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