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서브프라임 폭풍 속으로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1.22 11:20
중국은행(BOC)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당초 예상보다 큰 것으로 추정되면서 서브프라임 여파가 끝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 1위 민간은행인 중국은행의 부실 확대로 중국 금융시장 전반에 큰 파급 효과가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세계 경제와의 연관성이 낮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보유 비중이 높아 중국 은행들은 비교적 안전지대에 있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행이 보유한 80억달러 상당의 미 서브프라임 관련 증권 가운데 4분의1 가량을 손실 상각 처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시 중국은행이 예상한 손실액 3억22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당시 중국은행은 보유중인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의 신용등급이 높아 손실 규모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WSJ는 이어 자산상각으로 2007년 순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은행은 6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분기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여기엔 서브프라임 부실은 포함돼 있지 않다.

중국은행의 상각 규모는 월가 대형 은행들에 비해선 적은 수준이지만 아시아 금융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게다가 중국 은행들의 정보 공개 수준이 낮은 데다 이들은 그동안 서브프라임 문제에 방관하고 있던 터라 투자자들의 우려는 고조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규정상 2007년 한 해 실적을 발표하는 4월 전까지 은행들은 손실 규모를 공개할 의무가 없어 시장은 막연하게 추측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찰린 추 피치 레이팅스 차이나 이사는 "현재 파악되는 것은 중국은행이 지난해 6월까지 보유한 증권의 등급"이라며 "중국은행은 보유 증권의 20~30%를 상각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장딩즈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 부주석은 "중국 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비수익 여신 비율이 반등하면서 중국 은행들의 신용 위기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에 따르면 공상은행(ICBC)의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 규모는 12억3000만달러며 건설은행은 10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공상은행은 지난해 9월까지 16억2000만위안(2억2400만달러)의 손실 충당금을, 건설은행은 지난해 8월 현재 3억3600만위안을 유보한 상태지만 전문가들은 더 늘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중국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 은행의 실적 악화 우려로 올들어 중국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전날 상하이종합지수는 5.1% 급락하며 올들어 처음으로 5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중국은행은 4.1%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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